김병원 전 농협중앙회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정총령 조은래 김용하 부장판사)는 7일 공공단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전 농협회장 김병원,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50만 원 받아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 회장.


김 전 회장은 파기환송 전의 항소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상 당선인이 법 규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김 전 회장은 2015년 12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투표 당일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과 투표장 안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2016년 7월 기소됐다.

김 전 회장과 최 전 조합장 측은 선거 당일 ‘김병원을 찍어 달라. 최덕규 올림’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의원 107명에게 보냈다.

김 전 회장은 선거기간이 아닌 2015년 5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대의원 105명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를 앞두고 신문사에 전문성과 경력을 강조한 기고문을 실은 뒤 해당 신문을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발송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행 위탁선거법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임직원 선거에서 후보자 이외 제3자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며 선거 당일 선거운동도 금지돼 있다.

1심은 “위탁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법 제한 규정을 광범위하게 위반했다”며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투표장에서 지지를 호소한 부분만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1심보다 가벼운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5월 김 전 회장이 신문 기고문을 작성하고 대의원 조합장에게 발송한 것을 무죄로 본 2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명의로 작성된 기고문을 대의원 조합장에게 발송한 것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 전 조합장은 벌금 250만 원형을 선고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