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경영평가에서 나타난 성과 부진을 사유로 자진사퇴해 한국철도가 출범한 2005년 이후 9명의 사장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등급을 받았다.
종합등급으로는 낙제점을 받았지만 경영관리부문에서 ‘보통(C)’등급을 받으면서 성과급을 일부 받을 수 있게 돼 논란의 불씨가 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새 사장에는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재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3분기 전기요금 동결로 당장 올해 한국전력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마사회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언논란을 일으킨 김우남 마사회장의 해임을 건의해 앞으로 청와대가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8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등급을 받았다.
토지주택공사는 윤리경영 지표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고 리더십과 조직·인사, 재난·안전 등의 주요지표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종합등급으로는 낙제점을 받았지만 경영관리부문에서 ‘보통(C)’등급을 받으면서 성과급을 일부 받을 수 있게 돼 이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임원들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고 직원들에게도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성과급 지급을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토지주택공사 혁신안을 두고 경상남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정부가 내놓은 혁신안 가운데 어떤 안이 채택되더라도 경남 진주시에 본사를 둔 토지주택공사의 인력 감소와 조직기능 약화 등이 예상되자 경상남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전·현직 직원들의 땅투기 정황이 계속 드러나면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를 조사하고 있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는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공인중개사와 결탁하거나 부동산 개발회사를 설립해 조직적으로 땅투기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 한국철도공사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성과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면서 사장자리가 공석이 됐다.
한국철도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종합등급 ‘보통(C)’등급을 받았지만 경영평가 항목 가운데 경영관리분야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아주미흡(E)'을 받았다.
한국철도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최근 사임한 손 전 사장까지 모두 9명의 사장이 거쳐갔지만 임기 3년을 채운 사장은 단 한 명도 없다.
한국철도 사장으로 정치권과 관련이 깊은 인물들이 많이 온 데다 사업의 특성상 잦은 철도사고의 책임도 피하기 어려워 중도하차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손 사장의 뒤를 이을 사장이 임명돼도 임기를 완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콜센터 직원들의 직접고용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콜센터 노조는 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기구 개시를 6월 안에 진행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겼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새 사장이 온 뒤에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새 사장에는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재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데 콜센터 직원 직접고용 문제 등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산적한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 한국전력공사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정부를 설득해 3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데 실패하면서 한국전력은 실적 악화에 직면하게 됐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국제 연료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3분기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할 요인이 발생했지만 국민들의 생활안전을 도모할 필요성을 먼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분기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놓았지만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국민여론을 살펴 내년 3월 대통령선거 직전인 2022년 1분기까지 전기요금 동결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정 사장은 3분기 전기요금 동결로 당장 올해 한국전력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문제를 걱정하게 됐다.
한국전력은 신재생에너지발전 투자 확대,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설립 지원 등 지출할 일은 많은데 국제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현금 창출력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정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오랜 기간 관료로 일하며 쌓은 영향력을 발휘해 전기요금과 한국전력의 실적 등을 놓고 정부와 논의해서 합리적 해법을 도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 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프랑스를 상대로 체코 원전 건설사업 보안평가를 시작하면서 수주경쟁이 본격화됐다.
체코 정부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사업비 8조 원가량을 투자해 1천~1200MW 규모의 원전 1기를 건설한다.
체코전력공사는 6월21일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에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사업자 선정과정의 하나인 안보평가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안내서한을 보냈다.
체코 정부는 11월 말까지 각 잠재공급사로부터 안보평가 답변서를 받아 올해 말까지 평가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 공급사를 결정한다. 2022년 공식 입찰절차를 시작해 2023년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체코 정부가 원전사업과 관련해 현지화 지원사업과 기술이전을 원한다는 점을 살펴 체코 회사와 협력을 강화해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았다.
◆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최근 채용한 인원의 절반 이상은 대체투자(19명), 리스크관리(6명) 부문의 인원이다.
이번 채용으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1분기 말 기준으로 대체투자에 93조9천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전체 자산의 10.8%를 대체투자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목표치인 13.2%보다 2.4%포인트 밑돈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등 운용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신규 채용자를 포함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등을 제공하는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한국마사회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실시한 인사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고 있고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우남 회장의 해임을 건의해 앞으로 청와대가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김 회장의 인사발령에는 인사처장, 인사과장을 해외사업처, 발매총괄부 등 다른 부서로 발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사처장과 인사과장은 김 회장 폭언 논란의 피해자다. 김 회장은 자신의 측근 채용을 반대했던 부회장도 보직해임 했다.
마사회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악화에 따라 6월 중 유보금이 바닥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