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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샌디스크 인수 무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안심 일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2-25 14: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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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샌디스크 인수 무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안심 일러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샌디스크를 우회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칭화유니그룹의 자본력에 중국 정부의 지원, 샌디스크의 기술력이 합쳐질 경우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갖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다.

칭화유니그룹의 인수계획 철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시름을 놓게 됐지만 중국이 반도체사업 육성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또다른 위협이 나타날 수 있다.

◆ 칭화유니그룹 샌디스크 우회인수 무산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25일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웨스턴디지털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며 "미국 정부의 압력과 불투명한 사업 발전 가능성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부터 38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하드디스크업체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칭화유니그룹의 이런 인수계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강력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웨스턴디지털이 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샌디스크의 인수를 진행하고 있어 결국 칭화유니그룹이 샌디스크를 우회인수하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칭화유니그룹이 막대한 자본력에 샌디스크의 기술력마저 확보하고 중국 정부의 강력한 메모리반도체 지원정책이 합쳐질 경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국 인수가 무산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디지털 인수를 돌연 철회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와 웨스턴디지털의 주가 급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샌디스크 인수 무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안심 일러  
▲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칭화유니그룹의 웨스턴디지털 인수를 견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며 "샌디스크의 기술력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하드디스크 업황 악화가 깊어지며 올해 들어서만 30% 가까이 떨어졌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인수 철회 소식이 알려진 뒤 "칭화유니의 웨스턴디지털 인수는 양사 투자자들에게 모두 손해를 입힐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웨스턴디지털은 칭화유니그룹의 자금 확보가 무산되며 샌디스크의 인수제안가격도 낮췄다"며 "하지만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는 의지는 충분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 제 2의 칭화유니그룹 나올까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1% 정도로 도시바와 샌디스크에 이어 4위권에 있다.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칭화유니그룹의 진출이라는 강력한 위험요소는 없어졌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칭화유니그룹은 전략을 수정해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방법을 계속해 모색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낸드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의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력 확보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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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제품.
중국의 다른 업체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해 '제 2의 칭화유니그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업체들은 꾸준히 국내 반도체 연구인력을 영입하며 일본 반도체기업 등에도 인수를 제안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3위 업체인 화웨이 역시 최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첫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제품을 출시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에 진출했다.

디스플레이업체 BOE 역시 메모리반도체 사업팀을 신설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며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추격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 기술격차를 확실히 벌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의 샌디스크 우회인수 무산으로 가장 큰 위협은 일단락됐지만 장기적인 위협 가능성이나 D램사업 진출 가능성은 아직 유효하다"며 "한국 업체들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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