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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사장 결국 해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6-05 22: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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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환영 KBS 사장 결국 해임  
▲ 길환영 KBS 사장 <뉴시스>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가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가 남았지만 박 대통령이 거부할 명분은 없어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5일 임시이사회에서 길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다. KBS이사회는 지난달 말 해임안 처리를 유보하며 미뤄왔지만 안팎으로 거세지는 해임요구를 결국 수용했다.

KBS 사장 최종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 제청안을 재가하면 길 사장은 사장 자리에서 해임된다.

애초 KBS 이사회가 길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가결할지는 불확실했다. 이미 한차례 해임안 처리를 미룬데다가 이번에도 해임사유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또 다시 처리가 보류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KBS이사회가 여당 추천 인사 7인과 야당 추천 인사 4인으로 구성돼 있는 것도 이유였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찬성 7명, 반대 4명으로 해임 제청안을 통과했다. 해임사유는 길사장의 보도통제 의혹에 대한 폭로로 공사의 공공성과 공신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과 길 사장이 직무 수행능력과 리더십을 잃었다는 점이다.

KBS 이사회가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킨 데는 지방선거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사회가 지방선거 그 다음날인 5일 이사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도 선거결과를 보고 판단하려는 것으로 관측됐다. 지방선거 결과 민심이 정부여당에 상당 부분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자 여당 측 이사들도 길 사장이 물러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해임 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한 이상 박 대통령도 길 사장 해임을 거부할 명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업중인 KBS 양대 노조는 요구했던 길 사장 해임이 가결됨에 따라 파업중단 후 복귀의사를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는 성명을 발표해 “길 사장이 사실상 퇴진함에 따라 우리는 미리 약속한 대로 즉시 파업대오를 멈추고 우리들의 일터인 방송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는 길 사장 해임에 대해 “어떤 사장이라도 보도나 프로그램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사장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KBS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결정”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KBS 새노조는 “새로운 사장 선임절차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며 “앞으로 그 어떤 정권과 사장으로부터도 방송독립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로써 길 사장은 2008년 정연주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해임되는 KBS 사장이 됐다. 정 사장은 경영부실에 따른 감사원의 건의로 해임됐다. 당시 야권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라고 비판했다.

길 사장은 1981년 KBS에 입사해 TV제작본부장, 콘텐츠본부장을 거쳐 2012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길 사장은 KBS 내부승진을 통해 사장자리에 오른 첫 사장이다. 그는 KBS PD 출신 첫 사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길 사장은 취임과정에서 이미 진통을 겪었다.

KBS 새노조는 길 사장이 편파방송에 앞장서 왔다며 “영원히 KBS사장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길 사장 취임에 강하게 반대했다. KBS 노동조합 최재훈 위원장은 “길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취임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양대 노조가 실력저지에 나서자 길 사장은 11월26일로 예정된 취임일자를 사흘 앞당겨 23일 기습 취임식을 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KBS 이사회의 길환영 KBS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광온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이번 결정은 공영방송이 권력에서 독립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이자 국민과 KBS 구성원의 승리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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