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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새 사업기회 잡나, 애플 AR기기에 카메라모듈 공급 가능성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6-23 13: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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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새 사업기회 잡나, 애플 AR기기에 카메라모듈 공급 가능성
▲ 이탈리아 디자이너 안토니오 데 로사가 예상한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 디자인. <안토니오 데 로사 홈페이지 갈무리>
LG이노텍이 최대 고객사 애플의 증강현실(AR) 신제품에 힘입어 카메라모듈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애플은 2022년 증강현실 헤드셋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IT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은 올해 초부터 증강현실 헤드셋 시제품의 두 번째 개발 단계에 진입했고 곧 세 번째 단계에 들어설 것이다”며 “시제품 디자인이 완료되면 6~9개월가량 검증기간을 거쳐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른 IT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소니와 협업해 증강현실 헤드셋용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르면 2022년 상반기 디스플레이 공급이 완료될 것이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에 필요한 카메라모듈 공급사로 채택될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주요 협력사로 이미 아이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을 다량 공급해 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애플의 핵심 파트너로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향후 증강현실 헤드셋에도 광학솔루션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증강현실 기기시장이 고성장하는 과정에서 LG이노텍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강현실은 사람의 시야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기술을 말한다. 2016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증강현실의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위 풍경을 찍으면 이를 바탕으로 가상의 포켓몬스터가 나타나는 식이다.

애플은 최신 아이폰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증강현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는 화단을 꾸미기 전 가상의 식물을 미리 심어볼 수 있다. 가구를 구매하기 전 자신의 집에 어울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리 배치해보는 일도 가능하다.

이런 증강현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3차원 공간을 인식(3D 센싱)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 애플은 이를 위해 LG이노텍의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카메라모듈을 아이폰에 탑재하고 있다. 비행시간거리측정은 피사체에 쏜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기반으로 입체감을 인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애플이 준비하는 증강현실 헤드셋에는 아이폰보다 더 많은 고성능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의 시야와 증강현실 이미지를 완벽하게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에 정통한 궈밍치 톈펑국제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에 최대 15개의 카메라모듈이 적용된다고 추정했다. 카메라모듈 8개는 증강현실 구현에, 6개는 신체 인식에, 1개는 환경 감지에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카메라 성능 향상 전략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9조5418억 원, 영업이익 6810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9.6%, 영업이익은 42.9%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은 이같은 LG이노텍의 성장세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특히 최근에는 현실과 유사한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확대되면서 메타버스를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VR)기기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인 미국 로블록스는 월 이용자가 1억5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블록스 이용자는 플랫폼 안에서 자신이 만든 게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는 가상에서 아바타를 꾸미고 소통하게 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2억 명이 넘는 월 사용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보편화함에 따라 증강현실·가상현실 기기시장도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스에 따르면 증강현실 기기시장은 2019년 9억3800만 달러 규모에서 2024년 232억9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기기 강자인 애플은 이미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한 만큼 증강현실 기기에 관해서도 적지 않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 iOS를 기반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다양한 모바일기기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도 증강현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쿡 CEO는 10일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증강현실 개발용 소프트웨어 등을 소개하며 "증강현실은 차세대 거대 시장(Next big thing)이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 소비자를 위한 증강현실 기기는 아직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앞서 구글은 증강현실 안경 구글글래스를 출시했다가 소비자용 제품을 철수하고 산업용으로 다시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증강현실 헤드셋 홀로렌즈를 기업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와 군용 증강현실 헤드셋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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