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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석유공사 구원투수 김동섭, 석유산업 누구보다 잘 안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1-06-08 16: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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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석유공사 구원투수 김동섭, 석유산업 누구보다 잘 안다
▲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8일 울산 중구 한국석유공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구원투수로 나선다. 

김 사장은 국내외 석유산업 동향과 기술에 밝은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단순히 구조조정이나 재무적 방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석유공사의 경쟁력을 높여가면서 위기 탈출의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김 사장은 울산 중구 석유공사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 사장의 임명은 석유공사의 어려움을 석유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를 통해 해결해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세계적 석유기업인 ‘쉘(Shell)’에서 20년 가까이 전문연구원으로 일하며 석유화학설비 등에서 명성을 쌓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내는 등 국내외 기업에서 모두 일해본 경험이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우리의 핵심역량과 강점을 바탕으로 하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속도감 있으면서 스마트한 전략 실행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고 경영방침을 밝혔다.

석유공사는 지난해에 197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심각하다.

전체 부채 18조6449억 원 가운데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규모가 14조6685억 원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4천억 원을 웃돌 정도다.

석유공사의 재무상황이 심각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석유공사 사장의 인선을 놓고 구조조정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정철길 전 SK 부회장을 유력한 후보로 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SK에서 구조조정본부팀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석유공사의 어려움이 단순한 구조조정이나 재무개선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석유공사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앞으로 석유공사의 키를 어느 방향으로 잡을지는 그가 2016년 이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술 및 자문 활동,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꾸준히 석유산업의 방향을 제시해 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가늠해 볼 수 있다. 

김 사장은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산학융합캠퍼스 단장, 4차 산업혁명연구소장 등을 지냈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자문위원, 중기부 제조혁신 전략위원 및 서비스분과 위원장, 국제가스연맹 위원, 세계제조기구 대사 등을 맡아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4월에는 국제신문에 기고한 ‘탄소중립시대 석유산업의 방향’이라는 글을 통해 “탄소중립시대 화석에너지산업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며 “1990년부터 쇠퇴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위기 때마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불황을 견뎌 낸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한국의 석유산업 발전에 관심을 보여 온 만큼 석유공사를 혁신하려는 의지도 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서울대에서 조선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89년 오하이오주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쉘에서 근무하며 미국 국적까지 취득했지만 한국 기술자들이 미국 공인 검사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거나 외국 정유사의 사고사례 분석 등을 국내 관계기관 등에 알려 국내 안전지침 및 규정 마련에 큰 도움을 주는 등 한국의 기술 발전을 위해 꾸준히 기여해 왔다.

김 사장은 당시 활동과 관련해 “한 때 산업스파이로 몰린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김 사장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2007년 그가 외국 국적자임에도 이례적으로 산업포장을 수여했다.

석유공사 사장 지원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석유공사 사장 인사 당시에도 양수영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과 함께 5인의 후보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됐다.

김 사장은 이번 석유공사 사장에 지원하며 미국 국적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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