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후보 |
이재정 후보가 경기교육감에 당선됐다. 경기도민들은 사실상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다시 선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7년간 구축해놓은 교육개혁을 계속 끌고 갈 것을 요구한 것이다.
조전혁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였으나 조 후보 반 전교조 성향과 교육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무릎을 끓고 말았다.
5일 경기도 교육감 개표결과 이 후보가 36.4%를, 조 후보가 26.2%를 기록해 이 후보가 당선됐다.
◆ 김상곤 전 교육감의 정책 다시 지지받다
“혁신학교 완성이 제 인생의 마지막 과업이다” 이 후보가 한 말이다.
이 후보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 7년 동안 경기도 교육에 구축해 놓은 교육개혁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혁신학교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교육문화이고 이것이 경기교육의 희망이다“며 ”혁신학교는 새로운 교육운동을 일으키고 있고 혁신학교는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교육감을 사퇴했다. 그뒤 누가 김 전 교육감의 정책을 이어받을 것인지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부상했다.
김 전 교육감 핵심 관계자는 “김상곤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이어갈 인물로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을 유력 인사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진보적 교육관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는 3월24일 경기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면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경기교육을 지켜내겠다"며 출마배경을 밝혔다. 혹시 보수진영의 후보가 교육감이 돼 김상곤 전 교육감의 교육개혁이 허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남긴 업적은 혁신학교다. 김 전 교육감은 혁신학교를 2009년 처음 도입했다. 2011년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서울에도 문을 열면서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의 상징이 됐다.
혁신학교는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안팎으로 운영되며 토론과 현장학습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혁신학교는 교장에게 일정 비율의 교사 선택권을 보장해주며 다양한 자율성을 부여하여 공교육을 극대화한다.
이 후보는 “교육감이 바뀐다고 교육정책이 바뀌면 안 된다”며 “김상곤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과 학생인권조례, 민주시민교육을 지키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 학생 182만 명을 단 한명도 포기 하지 않는 선장이 되고 선생님들을 섬기고 지키겠다”며 “학부모들 경제적 부담과 학교 폭력 왕따 문제 등의 걱정을 덜어 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교육관에 대해 "교사가 교실과 사회에서 존경받고 당당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먼저 교사를 섬기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혁신학교 확대 운영, 친환경 (유·초·중학교 무상) 급식, 고교 무상교육 실현, 초등학교 체험학습·수학여행 무상지원, 체험학습 안전인증제 실시, 노후된 학교 시설 교체, 교권보호조례 제정, 학부모 인터넷방송국 운영 등을 내걸었다.
◆ 조전혁은 왜 힘을 발휘하지 못했나
조전혁 후보는 보수진영 표의 분산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진보진영이 단일화로 이 후보에게 표를 실어줬던 데 반해 보수진영은 후보들이 5명이 난립해 표가 분산됐다.
조 후보의 강한 반 전교조 성향도 교육현장의 반감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조 후보는 2010년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홈페이지에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전교조가 교육을 잘 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감의 역할이고 어느 조직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조 후보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조 후보는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선별급식을 주장해 학부모의 반감을 샀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무상급식은 지원금을 받지 않는 학생들과 지원금을 받는 학생들을 만들어 비형평성을 초래하고 지원받는 학생들의 자존심을 해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 문제가 단순한 복지가 아니고 하나의 교육적인 측면이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 이재정, 성직자 정치가 그리고 교육자의 삶
이 후보의 일생을 보면 성직자, 교육자, 정치가로서 삶을 살아왔다. 이 가운데 교육자로서의 삶은 1980년부터 시작해 24년 동안 계속됐다.
이 후보는 1999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계에 입문해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고 초대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으며 교육위원회 간사로서 교육 개혁과 정치 개혁에 이바지했다.
2004년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역임했고 2006년 제33대 통일부 장관 재임 때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2010년에는 국민참여당 초대 대표를 지냈으며 노무현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정계은퇴 뒤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이 후보는 영국, 캐나다, 미국의 교육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캐나다의 토론토대, 트리니티대학에서 공부했다. 그는 유학생활 경험을 통해 선진국의 교육 문화에서 한국이 따올 수 있는 것은 공동체 교육이며 이를 우리 사회에 맞게 반드시 성공시켜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 모역에 찾아 추모록에 이런 글을 썼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교육정신을 반드시 경기도에서 이루겠다. 오늘 행복한 아이가 내일 성공한다. 대통령께서 선거 때 하신 선거공약을 하나하나 새겨서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의 희망을 이루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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