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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아웃사이더 이재명, 노무현처럼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 2021-06-03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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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치적 아웃사이더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권력의 정상에 오르게 될까?

이 지사는 민주당 변방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하며 주류 세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현재 여당 유력 대통령선거주자로 선두를 달릴 만큼 비주류라는 약점을 오히려 새로운 정치적 기대감으로 변화시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런 이 지사의 모습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대통령까지 올랐다.

이 지사가 대통령선거까지 어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 살펴본다.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성보미 기자


곽 : 안녕하십니까. 채널Who 곽보현입니다.

정국이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며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민주당 변방에서 정치를 시작해 당내 대선주자로까지 급부상한 것인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지사가 비슷하게 아웃사이더로 불렸는 노 전 대통령처럼 권력의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와 함께 두 인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이 지사만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성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변방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올라, 주류세력과 다른 색깔이 오히려 무기

곽: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계속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에서도 이 지사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5월11일~1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호남권에서 이 지사가 39.1%로 가장 높았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6%,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6.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3%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호남에서 태어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앞서고 있다니 정말 이 지사의 대세론이 피부로 와닿네요.

불과 1년 전과 비교해봐도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선거 직후 이낙연 전 대표가 40%대 지지율을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너무 먼 옛날 같네요.

성: 맞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이 지사는 지지율이 10%대에 머물렀는데요. 이제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지사는 민주당 주류세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민주당 변방에서부터 시작한 정치적 아웃사이더에 더 가깝습니다.

이 지사가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의도 의회정치 경험이 사실상 없다는 점입니다.

2007년 민주당 부대변인과 정동영 대통령후보 캠프 부실장을 잠깐 지낸 것 이외에는 경험이 전무하죠.

이 지사도 스스로를 변방의 아웃사이더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을 위해 꾸렸던 이재명 캠프를 해단하면서 “역사는 기득권자가 아니라 변방의 아웃사이더와 민중이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곽: 이 지사의 말이 실현되는 것일까요? 

최근에는 이런 아웃사이더라는 점이 ‘기성정치와 다를 것이다’ 이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옵니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전략은 비주류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 정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환호받았던 사례와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주류를 강조하는 건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죠.

성: 반대로 이낙연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계승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 다른 가능성이나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대선 정책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토론회 축사에서 “저는 문재인 정부 초기 2년7개월13일 동안 총리로 일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제를 토대로 역사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지켜드리는 것이 저와 민주당의 기본적 책임이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계승자가 됐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를 두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판단 오류’라고 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무총리를 끝내고 민주당으로 돌아온 뒤 친문 주류와 이미지가 중첩되는 전략을 쓰면서 정권 지지율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는데 이는 전략 미스다”고 말했죠.

이재명 아웃사이더 노무현과 무엇이 닮았나

곽: 하지만 이재명 지사를 두고는 여전히 민주당에서 아웃사이더라는 꼬리표가 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내년 대선까지 가기 위해서는 경선을 거쳐야 하고 당심을 얻어야 하는데 당의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 그렇다고 해도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를 극복한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민주당에서 아웃사이더였지만 이 약점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습니다.  

곽: 그렇죠. 아무래도 노 전 대통령에게는 소신을 밀어붙이는 힘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봅니다.

우선 노 전 대통령이 연고가 전혀 없는 호남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민주당에서 정치생활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도전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상고를 졸업했죠. 

당시 고졸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됩니다. 그리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사건을 맡게 됩니다. 바로 부림사건입니다.

당시 변호사들은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것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부림사건을 맡기를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맡게 되고 고문당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섭니다.  

그 뒤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합니다.

성: 이 지사 역시 정치에 입문하게 된 분명한 소신이 있었습니다. 

이 지사도 경북 안동에서 가난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났죠. 중학생 시절부터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팔을 다쳐 ‘장애 6급’ 판정을 받습니다.

이 지사는 당시 어린 나이에 장애인라는 사실과 희망없는 현실에 좌절하며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모두 실패한 뒤 죽을 힘으로 살기로 작정하고 공부를 시작해 중앙대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합니다.

당시 연수원에서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을 들은 뒤 성남에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합니다.

이 지사도 기성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치에 입문합니다.

그가 쓴 책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에서 “성남시에 시립병원을 짓자는 시민운동가들의 꿈이 기성 정치인들의 퇴짜로 번번이 무산되자 결심했습니다. 내가 직접 시장이 돼 시립병원을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말했죠.

이 지사는 실제로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시립병원을 짓고 시민운동가들과 기쁨을 나눴습니다.

곽: 두 사람 모두 출생의 한계를 딛고 뜻을 펼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점이 똑같네요. 

하지만 이보다 민주당 내부에서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자적 지지층을 구축했다는 점이 더 큰 공통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 경선에서 당내 지지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주류세력인 동교동계로부터 외면받았습니다. 

당시 ‘국민참여경선제’를 처음 도입해 수혜를 보면서 극적으로 대선후보가 됐지만 동교동계와 끊임없이 갈등하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죠.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며 돌파구를 마련합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 장인의 좌익활동을 지적할 때 했던 발언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죠. 이 발언으로 인기는 치솟습니다.

“장인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 여러분이 이런 아내를 두고 있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대통령후보를 그만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요.

성: 이 지사에게도 이런 ‘거침없는 사이다 발언’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 지사는 2016년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처음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같은 해 9월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을 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옷에서 떼라’고 요구하는데요.

이 지사는 “어머님의 자식이 죽어도 그럴 겁니까? 어머니 같은 사람이 나라 망치는 거에요.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 소리를 합니까”라고 대답합니다. 기존 정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죠.

그해 10월 이 지사의 당내 지지율은 5%를 밑돌았으나 12월 19%까지 치솟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빅3’ 구도를 형성하죠.

하지만 이 지사는 정치적 검증의 시험대에 올라 시련을 겪기도 합니다.

2018년 성남시 조직폭력배 연루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혜경궁김씨, 친형 강제입원 사건 등에 휘말리죠. 

하지만 이조차 노련하게 이겨내며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경기도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합니다.

이 지사는 경기도 지사에 당선된 뒤 “경기도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들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흑색선전에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고 말합니다.

또한 이 지사에게도 ‘노사모’에 버금가는 개인 팬클럽 ‘손가락혁명군’이 있기도 합니다.

곽: 두 사람 모두 당내 비주류라는 한계를 국민을 통해 돌파하는 점이 닮았습니다. 

대선은 총선과 조금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고 결국 양자 대결구도로 좁혀지는데 전국단위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이 지사가 국민들에게 ‘사이다 발언’ 이외에도 어떤 점으로 다가갈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추진력과 행정경험 강점 지녀, 노무현의 자기희생 감내한 인간적 면모 더할까

성: 이 지사에게는 무엇보다 검증된 행정력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성남시장을 연속으로 두 번 지냈고 2018년부터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 전체의 살림을 맡고 있죠. 

성남시의 빚을 청산했던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 선언, 무상급식, 무상교복, 청년배당, 경기지역 하천 및 계곡의 불법시설물 철거, 신천지사태 등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공약이행률이 높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성남시장 민선 5기 시절에는 96%, 민선 6기에는 94.1%을 달성합니다.

이 지사도 이를 두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권위를 지니려면 방법은 딱 한 가지죠. 저 사람은 말하면 반드시 한다는 인정을 받는 거죠. 그래서 저는 어떤 현안에 관해 말을 하거나 결정을 할 때 최악의 경우까지 미리 다 계산해 해결방안을 마련합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사는 "저는 공약도 지킬 수 있는 것만 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공약 이행률이 95% 이렇게 나오는 거고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곽: 그렇군요. 이 지사를 놓고 ‘추진력있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괜히 나온게 아니군요.

이 지사가 아무래도 행정경험이 많다보니 독자적 정책 브랜드도 마련하나 봅니다.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기본시리즈가 대표적인데요. 이에 관한 평가를 떠나 이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점들이 광역자치단체 직무수행평가에도 반영되는 듯합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진행한 2021년 4월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 이 지사가 직무수행을 ‘잘한다’라는 긍정평가가 62.5%로 나타나면서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시장과 도지사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경기도민들이 절반 넘게 이 지사의 직무수행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성: 이 지사의 추진력있는 집행력은 대선 지지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5월4일과 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선 윤 전 총장 22%, 이 지사 25%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습니다. 

여기서 20·30대 지지율은 윤 전 총장이 각각 6%와 10%로 나타나 이 지사에게 밀렸죠. 이 지사는 20대 18%, 30대 26%로 집계됐습니다.

신장식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는 MBC라디오 '정치인싸'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지사는 정치적 효능감이 강점인데 말로만 하기보다는 집행력이 있다. 2030세대 남성들은 민주당에 관한 지지가 굉장히 낮지만 이 지사를 향한 지지는 꽤 높다. 오히려 윤석열 전 총장보다 높은 것으로 나온다”고 분석했죠.

곽: 이 지사가 ‘사이다 발언’으로 말만 거침없이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서도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것이군요. 

다만 노 전 대통령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인간적 면모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어 보입니다.

언론에서는 이 지사에게 ‘착하지 않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성: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것은 그가 권위적 대통령이 아니라 인간적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1988년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죠. 

1988년 7월8일 13대 국회 첫 대정부 질의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과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하루하루 신명나게 사는 그런 세상입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유명한 어록이죠.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했죠.

민주화를 위해 ‘지역주의 타파’가 가장 절실하다며 그 당시 정치적 사지인 부산에 출마해 모든 손해와 실패를 감수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을 인간적이라고 평가하죠.

곽: 내년 3월 대선까지 9개월 정도 남았는데요. 

이 지사가 이런 인간적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 지사는 '고졸 출신 세계여행 비용 지원' 등을 주장하며 이들을 위한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긴 합니다.

다만 정책적 제안을 놓고 반대하는 쪽과 결연한 한판 대결을 펼쳐나가는 모습만 보입니다. 이 지사가 좀더 인간적 면을 끌어내면서 호소하고 손해와 희생을 감내하면서 모든 국민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그런 모습은 아직 많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곽: 지금까지 한국정치의 아웃사이더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교해 보았는데요.

이 지사가 노 전 대통령처럼 정치적 아웃사이더의 약점을 딛고 대통령까지 올라서는 신화를 재현해낼지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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