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주가 하락은 김선영 대표의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변경수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회명합동법률사무소 회의실에서 진행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헬릭스미스 주주카페’를 중심으로 개인 소액주주들로부터 헬릭스미스 지분 38%가량의 권한을 대리행사할 수 있는 위임장을 확보했다”며 “7월14일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김선영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을 해임시키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대표 변경수 "김선영 리스크 끝내야"

▲ 변경수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장.


회명합동법률사무소는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본부로 활용되고 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각자대표이사는 2019년 9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임상3-1상에서 실패한 뒤 주가 하락과 유상증자를 포함한 재무적 이슈 등으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김 대표를 성토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나오며 주주총회에 상정한 안건 가운데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통과되지 못해 현재 헬릭스미스 사내이사들은 월급을 수령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비상대책위는 헬릭스미스에 정관변경, 이사 선임 및 해임 등에 관한 안건을 놓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고 헬릭스미스는 7월14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김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의 해임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

-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이 김선영 대표에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가.

김선영 대표를 향한 신뢰가 떨어졌다. 김 대표는 그가 없어도 엔젠시스 개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사시스템을 구축했고 글로벌 임상수탁기관(CRO)에 임상시험 진행을 맡겨뒀기 때문에 해외연수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직에는 아무런 욕심이 없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가 결성돼 소액주주들이 결집해 해임될 위기에 처하자 그가  없으면 엔젠시스 임상시험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외부투자 한 번 받지 않은 채 주주를 상대로 대규모 유상증자만 3번이나 하며 주주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면서도 사모펀드, 사모사채, 파생결합증권 등 고위험자산에 2500억 원이나 투자하는 대표가 어디있는가. 게다가 여기서 손실을 500억 원이나 냈으면서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헬릭스미스가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험이 있다며 유상증자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런데 정작 김 대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회사 뉴로마이언과 카텍셀에 장남 김홍근씨를 포함해 현 경영진의 지분을 늘리는 것을 볼 때 난파하는 헬릭스미스를 버리고 새로운 배에 올라타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 김선영 대표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6월3일 주주 20여 명과 간담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주주 6명씩에게 연구소를 둘러볼 수 있게 하는 등 소통과 신뢰회복 의지를 보이는데.

“주주로서 회사에 찾아가 담당자와 면담을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문전박대만 4번이나 당했다.

그동안 어느 주주와도 소통하지 않다가 임시 주주총회가 임박하고 본인 입지가 위태로워지자 주주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는 주주들 사이 이간질하고 기만하는 행위이며 그저 김선영 대표에 우호적인 주주만을 선별해 개최하는 ‘쇼’라고 생각한다.“

- 일각에서는 경영진과 비대위 사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헬릭스미스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 바라보기도 하는데.

“헬릭스미스 주가 하락은 김선영 대표의 오너 리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가는 한때 최고 31만 원까지 이르렀으나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임상3-1상 실패, 김 대표의 방만한 경영, 관리종목 지정 이슈 등이 겹치며 1만8천 원까지 떨어졌었다. 

비상대책위에서 현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자 헬릭스미스가 주가 관리에 신경쓰며 3만 원선 안팎까지 오른 것이다.”

- 김선영 대표를 포함한 현경영진의 해임을 주장하는데 대안은 마련된 건가. 다른 투자자를 등에 업고 회사를 삼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어린 시선도 있다.

“나를 포함한 비상대책위 인사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비상대책위는 현재 건전한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5천여 명의 개인 소액주주들로부터 위임받은 뜻을 받들어 조만간 능력있고 합리적 인물로 구성된 새로운 경영진후보 명단을 발표할 것이다.

여기에 무능한 현경영진 때문에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었던 유능한 임직원들이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한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 아닌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개인주주가 모여 대표를 교체하는 역사적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 소액주주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아직 매출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회사가 자금이 부족해지면 또 주주들을 현혹시켜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김 대표 때문에 이혼, 파산 등을 경험했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잘못을 사과하고 스스로 회사에서 물러나면 민형사상 책임은 묻지 않겠다. 제발 물러나달라.“

김선영 대표는 비상대책위의 이런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가총액 4조 원에 이르렀던 그때의 영예를 되돌리고 물러나야 한다”며 “임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