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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가상화폐 결제 만지작, 비트코인으로 아이폰 구매 가능해질까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5-27 14: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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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체 결제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가상화폐 기반 결제시스템 구축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만큼 애플이 실제로 가상화폐 기반 거래를 추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가상화폐 결제 만지작, 비트코인으로 아이폰 구매 가능해질까
▲ 팀 쿡 애플 CEO.

27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대체결제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자를 모집하고 있다. 디지털지갑이나 BNPL(선구매 후결제), 가상화폐 등을 다룬 사람을 찾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애플페이와 애플월렛 등 결제서비스를 통해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시선이 힘을 얻고 있다. 애플월렛은 카드와 쿠폰, 학생증 등을 모바일기기에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새 인재를 뽑으면서 가상화폐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애플월렛앱을 기반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지원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의 이번 공고를 보면 비트코인으로 새 아이폰을 구매하는 일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은 가상화폐에 관해 보수적 태도를 보였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 부사장은 2019년 9월 미국 언론행사에서 가상화폐에 관해 “흥미로운 장기적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소비자들이 현재 사용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앞서 2014년에는 앱스토어에서 가상화폐 관련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 금지조치는 현재 해제됐다.

애플이 이전과 달리 가상화폐 결제를 저울질하게 된 데는 자체 결제서비스의 확대가 더딘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애플뮤직, 애플TV, 애플북스, 아이클라우드 등 여러 서비스를 내놓으며 서비스부문 실적을 키우고 있지만 유독 결제서비스 쪽에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계 아이폰 이용자 가운데 16%만이 애플페이를 사용해본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본진인 미국에서도 애플페이 사용자는 2019년 기준 전체의 6%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등 아직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은 지역도 부지기수다.

애플페이의 성장이 느린 이유로는 먼저 근거리 무선통신(NFC)기술 기반 결제를 실행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결제수수료 등과 관련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미국 월간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애플페이 출시 당시 미국 소매점 단말기의 10%만 NFC가 가능했다”며 “가맹점의 비용부담과 소비자에 관한 제한된 혜택도 애플페이 채택을 방해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많고 관심도 높은 가상화폐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까닭이다.

다른 글로벌 결제서비스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가상화폐 결제에 뛰어들고 있다.

페이팔은 지난해 10월 가상화폐 결제서비스를 내놓으며 세계 페이팔 2600만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비자도 2020년 12월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가상화폐와 연동되는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를 선보였다.

다만 애플이 소비자에게 가상화폐 결제를 제공할 경우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예를 들면 어제 아이폰 1대를 사기 위해 지불했던 가상화폐가 오늘은 자동차 1대 수준의 가치를 지니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결제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테슬라는 3월 전기차 구매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했다가 두 달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에서도 가상화폐가 가치 변동이 지나치게 크고 투기자산으로서의 성격도 짙어 안정적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월 보고서에서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기능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법정화폐에 비해 여전히 열세에 있다”며 “비트코인의 경우에서 보듯이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거래의 단위 및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IT업체는 이런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가상화폐보다 안정적인 새 화폐를 마련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가상화폐 ‘리브라’는 중앙은행 예금이나 단기국채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해 시세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팀쿡 애플 CEO는 2019년 10월 애플이 자체적으로 가상화폐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페이는 아직 애플에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애플은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수수께끼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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