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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코빗 실명계좌 연계 손떼나, 가상화폐 규제 강화로 실익 적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05-24 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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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과 맺고 있는 실명계좌 연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제휴관계를 정리하고 가상화폐시장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 가상화폐 관련된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신한은행의 책임이 커지고 있는 반면 제휴를 지속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코빗 실명계좌 연계 손떼나, 가상화폐 규제 강화로 실익 적어
▲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관계자는 24일 “가상화폐거래소 실명계좌 연계와 관련해 아직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에 맞춰 여러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주요 시중은행에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발생하는 자금세탁방지 등 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보냈다.

가상화폐거래소와 관계를 맺은 은행들이 사실상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긴 셈이다.

가상화폐거래소는 그동안 법적 규제가 느슨하고 관리감독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은행권에서 이런 단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가상화폐거래소와 거래하는 은행들이 일정한 기준으로 거래소를 평가하고 거래 지속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현재 제휴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과 코빗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계좌 연계계약을 맺고 있다.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은행들은 앞으로 가상화폐거래소의 법률 준수 여부와 경영진의 범죄 이력, 영업정지나 해킹 등 사고 이력, 신용등급과 재무 안정성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런 기준을 두고 가상화폐거래소의 위험등급을 판단한 뒤 거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 자체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아직 가상화폐거래소와 계좌 제휴를 맺지 않고 있는데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 도입에 따라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은행들이 가상화폐거래소와 연계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만 코빗과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제휴를 맺고 있는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KB국민은행은 자금세탁 등 위험 부담을 이유로 가상화폐거래소와 제휴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지만 시장상황이 불안해 일단 지켜보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코빗과 계좌를 연계하는 제휴계약은 6개월마다 갱신되는데 7월에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른 시일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신한은행이 은행권의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른 규제 강화와 책임소재 등을 고려해 코빗과 제휴관계를 연장하지 않고 가상화폐 관련된 시장에서 점차 손을 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과 제휴로 겪게 될 어려움과 비교해 실제로 신한은행이 얻을 실익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거래소와 계좌를 연계하고 있는 은행들은 신규고객을 확보해 은행 예치금을 늘리고 가상화폐거래소에 자금이 오갈 때 수수료를 거둘 수 있다는 측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분기에 업비트 계좌 연계 수수료로 50억 원 이상을 받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제휴를 맺고 있는 코빗은 가상화폐거래소 규모 자체가 업비트나 빗썸 등 대형거래소보다 작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 수 증가와 수수료 수익에 기여하는 폭도 크지 않다.

신한은행이 1분기에 코빗을 통해 거둔 계좌 연계수수료는 1억 원 중반대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코빗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책임만 커지게 되는 만큼 신한은행이 사고 발생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리스크를 계속 안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가상화폐와 관련해 부정적 태도를 지키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은 손을 떼고 케이뱅크나 NH농협은행과 같이 거래규모가 큰 은행들만 거래소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코빗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은 1월에 코빗 등 블록체인 전문기업이 설립한 가상자산 관리기업 KDAC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가상자산 관리 신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신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지속하려면 가상화폐 계좌 제휴도 지속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3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9월까지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지 않은 가상화폐 거래소는 폐쇄해야 한다.

결국 신한은행이 코빗과 계좌 제휴를 중단하면 가상자산 관리 신사업 진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은행연합회의 가상화폐거래소 위험평가 가이드라인에 관련한 세부지침을 살펴보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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