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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수성에 나선 애플과 삼성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6-02 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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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수성에 나선 애플과 삼성  
▲ 조나단 아이브 애플 디자인총괄 수석부사장과 생전의 스티브 잡스.

IT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자인 전쟁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처음 몇몇 기업에서 진행되던 디자인 싸움은 이제 IT업계 전체로 확대 됐다. 싸움의 양상도 단순한 디자인 중시에서 모든 것을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주요 IT회사들이 앞다투어 디자인 전문가 영입과 디자인 전문회사 제휴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 반도체기업인 인텔은 최근 회사의 주요 현안을 디자이너와 상의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미국 명문인 패서디나 아트 컬리지 등 4개 학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디자인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 공동연구 프로젝트 매니저인 존 소모사는 “인텔은 과거 엔지니어는 많았지만 디자인은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미래의 과학은 디자인을 빼면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엔지니어 경험과 기술을 접목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제품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자인 전쟁을 가장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기업은 IT업계에서 양강의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애플이나 삼성전자다. 애플은 패션 디자이너까지 끌어모으고 있고 삼성전자는 사용자와 교감을 강조하면서 디자인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 패션 디자이너까지 끌어 모으는 애플

애플은 여전히 디자인 절대 강자다. 애플은 이미 ‘애플=디자인’으로 통하는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놓았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은 인간 창조물의 본질적 영혼”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6는 출시 전부터 벌써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높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먼저 출시한 웨어러블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인 ‘아이워치’를 오는 7월 공개한다. 애플은 아이워치 개발팀에 100여 명에 가까운 디자이너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워치 개발에 패션업계 디자인 거물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애플은 안젤라 아렌츠 전 버버리 CEO와 폴 데네브 입셍로랑 전 CEO 등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애플은 “폴 데네브는 팀 쿡 CEO와 직접 소통하는 부사장이며 특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모든 사업부문에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디자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최대일간지인 뉴욕타임즈(NYT)의 잡지 디자이너인 아렘 듀플리시스 NYT매거진 디렉터를 영입했다. 그는 애플 웹사이트 디자인은 물론 애플의 맞춤형 광고서비스인 아이애드를 이끌 예정이다. 소비자와 접점인 광고 컨텐츠 개발까지도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애플 디자인을 상징하는 조나단 아이브 수석부사장은 ‘깜짝 놀랄만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이브는 잡스의 ‘영혼의 파트너’라 불리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거의 모든 디자인을 완성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아이브는 최근 애플 내외에서 팀 쿡 CEO보다 더욱 존재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알려진다.


◆ 사용자와 교감 강조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완제품사업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모인 가운데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의 디자인 전략인 ‘디자인 3.0’을 더욱 구체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디자인 3.0은 단순히 제품 외적인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치창출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전략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평소 “기획력과 기술력이 뛰어나도 디자인이 약하면 다른 요소까지 그 힘을 잃어 결국 경쟁이 불가능해진다”며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2001년 본격적으로 ‘디자인 1.0’을 세운 후 삼성전자는 5년 단위로 디자인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11년 디자인 3.0이 나왔으며 앞으로 디자인 4.0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4.0으로 가기 위해 사용자와 ‘교감’을 강조한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안용일 상무는 지난달 29일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삼성전자의 디자인이 그동안 묵묵히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다면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자와 교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디자인에 대해 평가가 썩 좋지 않은 점도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선보인 갤럭시S5가 외신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사장은 “여전히 디자인이 소비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디자인디자인경영센터 내 연구위원 수를 늘리고 VD사업부 산하의 디자인그룹을 ‘디자인팀’으로 올렸다. 또 지난달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디자인 총괄을 이민혁 상무로 전격 교체했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홈페이지를 개설해 외부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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