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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 매도 멈출까, 자산배분계획 유지 요구에 운신폭 좁아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1-04-02 16: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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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국내주식 보유비중과 관련해 운신의 폭이 좁아 보인다.

2일 국민연금공단 안팎에 따르면 3월 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은 2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 주식 매도 멈출까, 자산배분계획 유지 요구에 운신폭 좁아
▲ 국민연금공단 로고.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다.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한도 ±2%포인트에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한도 ±3%포인트를 포함해 최대 21.8%까지 일시적으로 국내주식 보유가 가능은 하다.

하지만 국내주식 비중이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인 18.8%를 넘는다면 기계적으로 국내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기금은 목표비중 유지규칙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3월12일까지 역대 최장인 52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의 3월31일 공시에 따르면 연기금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의 금액은 모두 15조6940억 원이다. 전체기관 순매도 물량의 56%에 이른다.

연기금이 대형주의 매도물량을 쏟아 내자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기금이 코스피 3천선 횡보의 원인이라며 순매도를 멈추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는 연기금의 국내주식 순매도를 향한 투자자들의 비판을 의식한 듯 3월26일 회의에서는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반대도 거셌다. 국내주식의 보유비중을 늘리려는 시도가 기존에 국민연금이 마련한 중장기 자산배분계획을 무시한 처사이며 정치권 눈치보기에 따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고갈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반드시 수익성을 높여야만 한다며 지난해 5월에 2025년까지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15%까지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기금운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3월 운용위에서는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하고 4월 회의로 결론을 미뤘지만 결국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를 늘리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세법상 대주주의 주식거래에 양도소득세 부과, 공매도 금지 연장 문제 등 주식시장 관련된 정책에서는 번번이 목소리를 높인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많았다.

게다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위기감이 높아졌고 대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만큼 정부에서는 경제와 관련해 '상승'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내놓는 일이 절실하다.

3월 운용위 회의에서도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해 김용범 기획재정부차관 등 정부측 당연위원들은 모두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 확대에 찬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민단체 등 위원들의 반대가 거셌던 만큼 변화의 폭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월 운용위 회의에서는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를 기존 ±2%포인트에서 ±3%포인트 혹은 ±3.5%포인트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됐다.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를 ±3%포인트로 높이면 19.8%까지로 전략적 자산배분 한도의 범위가 늘어나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 부담은 어느정도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연기금이 팔아야 할 국내주식 물량이 여전히 10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일정수준 매도는 불가피하고 보유주식 유지나 매수 전환 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연기금의 전체 운용자산은 855조2740억 원이고 보유 국내주식은 180조 원 정도다. 전체 운용자산의 19% 선은 162조5천억 원이지만 연기금이 2, 3월 매도한 국내주식 물량은 7조65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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