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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시장 재편 움직임, SK하이닉스 '확실한 2위' 전략에 어떤 영향 주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4-02 13: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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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의 낸드플래시시장 재편 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경쟁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시장 2위를 차지하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 
 
낸드시장 재편 움직임, SK하이닉스 '확실한 2위' 전략에 어떤 영향 주나
▲ 키옥시아 욧카이치 공장. <키옥시아>

다만 상위 낸드기업 사이 격차가 줄면서 과도한 시설투자 경쟁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SK하이닉스의 낸드사업 실적 자체는 개선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이후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인수합병설까지 불거지면서 낸드시장이 재편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은 일본 메모리반도체기업 키옥시아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유율만 봤을 때 미국기업이 키옥시아 지분을 인수한다면 SK하이닉스에 상당히 위협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키옥시아의 낸드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9.5%로 집계됐다. 

웨스턴디지털(14.4%)이나 마이크론(11.2%) 중 어느 쪽이 인수하든 SK하이닉스와 인텔을 합친 점유율(20.2%)을 상당한 차이로 따돌리고 1위 삼성전자(32.9%)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기업이 키옥시아를 인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안보’를 우려한 일본 정부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키옥시아는 일본에서 거의 유일하게 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반도체 생산기술이 국가적 전략자산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기업의 키옥시아 인수는 일본 정부가 쉽게 승인하기 어려운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 세계적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국가별 반도체 생산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도 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인수 검토를 보도하며 “반도체라는 핵심기술의 소유권을 이전해야하는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할 때 인수에는 일본 정부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업들은 최근 사업규모를 대폭 확대한 SK하이닉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 태도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쪽에서 보면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낸드시장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사들이면서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낸드시장 2위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주요 국가의 심사를 마무리하고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사업과 중국 다롄공장 등을 먼저 가져온 뒤 2025년 나머지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정됐다.
 
낸드시장 재편 움직임, SK하이닉스 '확실한 2위' 전략에 어떤 영향 주나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결정을 두고 “어정쩡한 4~5위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키옥시아 인수를 노리면서 SK하이닉스의 ‘확실한 2위’ 전략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반면 점유율이 아닌 실적 측면으로 보면 낸드시장 재편이 SK하이닉스에는 오히려 수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낸드기업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과다 생산과 가격 할인으로 경쟁자를 밀어내려는 ‘반도체 치킨게임’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키옥시아를 사들일 경우 산업의 재편을 통해 낸드 시설투자 경쟁이 상당히 완만해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장기적으로도 해소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키옥시아가 다른 기업에 인수된 뒤 반도체업계 판도와 관련해 "다같이 대규모로 증설하면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대규모 증설에 관해 보수적 태도를 취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이 키옥시아를 차지하면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 낸드사업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낸드부문에서 영업손실 1조 원 중반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낸드 가격 상승,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효과 등에 힘입어 하반기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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