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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진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극자외선장비 쟁탈전 부담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3-25 13: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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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진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극자외선장비 쟁탈전 부담
▲ 펫 갤싱어 인텔 CEO가 IDM2.0 계획을 발표하며 극자외선 기반 7나노급 공정을 소개하고 있다. <인텔 유튜브 갈무리>
네덜란드 반도체장비기업 ASML이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진출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은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적으로 생산한다. 파운드리업계 경쟁이 과열되면서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에 관한 수요도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 장비 쟁탈전에서 부담을 안게 됐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파운드리사업 진출을 뼈대로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2.0’ 계획을 선언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극자외선 노광장비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투자은행 베렌버그 연구원을 인용해 “인텔은 향후 제조 공정에서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주문하고 도입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대만 파운드리기업 TSMC 등이 인텔에 대응해 공격적 장비도입 로드맵을 유지할 것이다”며 “이는 더 많은 극자외선 노광장비 수요로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 이 과정을 노광공정이라고 한다.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불화아르곤(ArF)레이저 등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활용해 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장비다. 회로 폭 7나노(nm)급 이하 반도체는 대부분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함께 하는 인텔은 애초 자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외부기업의 반도체도 위탁생산해야 하는 만큼 ASML로부터 더 많은 장비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인텔은 24일 온라인행사에서 IDM2.0 계획을 공개하며 파운드리사업부문 인텔파운드리서비스를 신설하고 미국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약 22조7천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유럽에서도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해 현지에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처럼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ASML과 협력이 필수다. 인텔은 자체 생산과 파운드리사업에서 모두 극자외선 노광장비 기반 7나노급 공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펫 갤싱어 인텔 CEO는 이번 행사에서 “7나노급 공정을 위해 극자외선 노광장비 사용을 100% 이상 늘리겠다”며 “우리는 ASML과 매우 강한 파트너십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 파운드리 진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극자외선장비 쟁탈전 부담
▲ ASML 극자외선 노광장비 NXE:3400B 단면. < ASML >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원하는 기업은 인텔뿐만이 아니다. 

이전에는 삼성전자와 TSMC 정도만이 주요 극자외선 노광장비 고객사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도 장비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이외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성능을 개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SML의 장비 판매량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SML은 2020년 극자외선 노광장비 31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40대가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적어 보이지만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대당 가격이 매우 높아 판매량이 조금만 늘어도 실적이 대폭 확대된다.

지난해 ASML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18.3% 증가한 139억7800만 유로(약 18조7440억 원)였는데 이 가운데 44억6380만 유로(약 6조 원)가 극자외선 노광장비에서 나왔다. 장비 1대당 1억4400만 유로(약 1940억 원)에 팔린 셈이다.

심지어 이 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한 해 만에 30%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ASML이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 등의 성능이 개선된 장비를 내놓으면서 장비의 부가가치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ASML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가격 및 수요는 반도체 미세공정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대의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일정 수준 이상의 미세공정에서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해(멀티 패터닝) 생산비용과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SML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 ‘하이(High)-NA’를 개발하고 있다. 이 장비는 극자외선 광원의 해상도를 높여 기존보다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한 번에 그릴 수 있게 한다(싱글 패터닝). 반도체 생산공정 수를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비 가격도 기존보다 비싸져 대당 35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나노급 공정 이하에서 싱글 패터닝이 가능한 High-NA 극자외선 노광장비에 관한 고객의 요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장비는 2023년부터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반도체장비 투자에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며 신규업체 진입이 원천봉쇄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High-NA 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장비에 대규모로 투자할 수 없는 회사들은 경쟁에서 탈락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ASML(ASML Holding)은 미국 나스닥 등에 상장돼 있다. ASML 주가는 1년 전인 2020년 3월25일 종가 기준 262.07달러였는데 현재는 500달러를 훌쩍 넘긴 선에서 거래된다. 인텔이 IDM2.0 계획을 발표한 24일에는 전날보다 3.53% 오른 578.58달러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인텔 파운드리 진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극자외선장비 쟁탈전 부담
▲ 미국 나스닥 기준 ASML의 최근 1년 주가 동향. <구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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