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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에서 퀄컴과 TSMC의 벽 어떻게 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1-17 10: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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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인 AP(모바일프로세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을 확대하고 14나노 미세공정기술을 앞세워 위탁생산사업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퀄컴은 AP에서, TSMC은 위탁생산에서 각각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가 이들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 프리미엄 AP 시장 경쟁 가열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AP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AP에서 퀄컴과 TSMC의 벽 어떻게 넘나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부문 사장.
삼성전자는 14나노 2세대 공정으로 자체개발한 '엑시노스8' AP와 퀄컴의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8 시리즈는 1세대 공정으로 생산된 엑시노스7보다 성능은 30%, 전력효율은 10% 개선돼 고화질 영상 재생과 3D 그래픽 구현 등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엑시노스8은 삼성전자가 최초로 LTE 통신칩과 AP를 통합해 생산한 '원칩 솔루션' 제품이다.

홍규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엑시노스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글로벌 스마트폰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AP 미세공정기술력을 확보한 성과로 애플과 퀄컴 등 대형 고객사의 위탁생산을 잇따라 수주하며 위탁생산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삼성전자의 스냅드래곤820 수주규모는 1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퀄컴이 프리미엄 AP의 위탁생산사를 최초로 변경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퀄컴은 그동안 고성능 AP 생산을 대만 TSMC에 모두 맡겨 왔다. 애플 역시 아이폰6에 탑재되는 'A8'은 TSMC에 모두 생산을 맡겼지만 A9는 삼성전자에도 절반 가량의 물량을 맡겼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820을 계기로 고객사를 늘려 위탁생산 매출처 다변화 노력에 성과를 낼 것"이라며 "미세공정 기술력을 마침내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메이뱅크는 "삼성전자가 최대 경쟁사인 TSMC에 맞서 승기를 잡은 셈"이라며 "향후 세계의 많은 고객사들이 TSMC보다 삼성전자를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퀄컴과 TSMC의 높은 벽

퀄컴은 AP에서 고가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세계에서 출시되는 대부분 업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AP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AP에서 퀄컴과 TSMC의 벽 어떻게 넘나  
▲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하는 퀄컴의 AP(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스냅드래곤820'.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퀄컴은 세계 AP 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44.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 미디어텍은 17.7%, 삼성전자는 9.5%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프리미엄 제품만 출시하던 엑시노스 시리즈의 중저가형 라인업을 확대하며 세계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탑재되는 '엑시노스8890'보다 다소 성능이 낮은 ‘엑시노스8870’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레노버 등 중국업체의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AP 신제품도 이미 개발에 나서 삼성전자와 해외 업체들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자체 AP 탑재 비중을 늘리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자체 AP의 비중을 15%에서 올해는 2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에 자체 AP 탑재 비중만 늘어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AP 위탁생산사업에서도 TSMC의 벽도 높다.TSMC는 전 세계 AP 위탁생산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프리미엄 AP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미세공정기술인 10나노 공정기술 양산시기를 앞당기는 데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AP에서 퀄컴과 TSMC의 벽 어떻게 넘나  
▲ 삼성전자 프리미엄 AP 신제품 '엑시노스8890'.
TSMC는 10나노 공정 개발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올해 말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10나노 제품 대량 양산을 연말부터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매체들은 퀄컴이 차세대 제품인 '스냅드래곤830'을 10나노 공정 양산이 가능한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차세대 AP 역시 성능을 중요시하는 만큼 미세공정기술에서 앞선 업체에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메이뱅크는 "향후 10나노 공정기술에서 앞서는 업체가 AP 위탁생산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올해 말에 벌어질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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