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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새로 맡은 김기환, 내실은 5년간 충분 이제는 실적반등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1-02-09 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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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이 3년 연속으로 실적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겪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2020년까지 5년 동안 KB손해보험을 이끌어 왔는데 그동안 내실경영 우선기조를 유지해왔다.
 
KB손해보험 새로 맡은 김기환, 내실은 5년간 충분 이제는 실적반등
▲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KB손해보험 인수 뒤 5년이 지난 만큼 신임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어 외형성장을 이뤄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9일 보험사 실적을 종합하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2020년 실적 증가를 보인 상황에서 KB손해보험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의 2020년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2343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영업손익은 12% 감소한 8443억 원을 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투자환경 악화로 투자영업이익이 축소돼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KB손해보험의 실적 감소는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실적 증가를 이룬 것에 비춰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한화손해보험은 2020년 순이익 48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삼성화재는 순이익이 17.3% 증가한 7573억 원을 보였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KB손해보험의 4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데 2020년 순이익 4334억 원을 거두며 증가율 59.8%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원수보험료에서 KB손해보험이 2020년 10조9751억 원을 거두며 메리츠화재(9조1167억 원)보다 앞서있지만 증가세는 메리츠화재에 밀린다.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KB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직전 연도 대비 6.8% 늘었고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는 13.9%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3년 연속으로 실적 감소세를 KB금융그룹에서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2017년까지만해도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맏이' 역할을 했었지만 이후 지속해서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며 증권과 카드에 이익 기여도에서 밀리고 있다.

2020년에는 순이익이 4256억 원을 낸 증권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3247억 원의 순이익을 낸 KB국민카드의 절반을 간신히 넘는다. KB손해보험은 이들과 비교해 2020년 실적이 전년 대비 줄었다.

KB손해보험 출범 직후부터 5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던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외형보다는 내실을 키우고 장기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위해 다른 경쟁사에서는 통상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내재가치를 공개하며 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내재가치는 보험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KB손해보험의 내재가치는 2017년 3조1520억 원에서 2018년 4조7120억 원, 2019년 6조6070억 원으로 매년 늘었다. 2020년 말에도 7조8060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18.15% 늘었다.

기초체력을 키워 업황악화에 대비한 점은 지주로부터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양 부회장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부터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다만 이제는 2015년 KB손해보험 출범 5년이 더 지났고 계속되는 이익 축소로 손해보험업계와 그룹 내에서 입지가 밀리고 있는 만큼 실적을 보여야할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은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을 향해 “KB손해보험을 인수한 지 4년이 지났는데 KB손해보험이 더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환 사장의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기조가 읽힌다.

김기환 사장은 취임사에서 "KB손해보험이 보유한 최초, 유일, 1등 DNA 등 자긍심을 되살려 평범한 보험사가 아닌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는 KB손해보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말한 DNA는 KB손해보험의 전신 LIG손해보험 시절을 일컫는다. 전임자인 양종희 부회장이 사실상 LIG손해보험의 색채를 지우고 지금까지의 KB손해보험을 만들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내실 뿐 아니라 외형 성장도 이루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KB손해보험은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연초부터 발벗고 나섰다. 장기인보험은 암보험, 건강보험, 치아보험 등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보험 중 사람의 건강 등과 관련된 상품이다. 

KB손해보험은 그동안 내실을 높이는 데 힘쓰면서 리스크가 높은 상품 중심의 장기인보험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부터 이런 기조가 바뀌었고 앞으로 장기인보험 상품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1월 갑상선암 호르몬약물허가치료를 보장하는 항목은 1월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고 2월에는 갑상선암 호르몬약물허가치료를 포함해 최신 암치료 4종을 보장하는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를 출시했다.

이에 더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목표로 고객·상품·채널(CPC)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블루오션 시장을 만들고 고객의 생각보다 미리 앞서나갈 수 있는 디지털 보험회사가 되겠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KB금융지주에서 재무, 리스크, 홍보, 인사, 글로벌 등 다양한 컨트롤타워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멀티플레이어'다.

2018년부터는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그룹의 살림을 도맡아왔다. 김 사장이 3년 동안 부진했던 KB손해보험의 외형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손해보험업 경험은 없지만 2018년 KB손해보험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며 누구보다 내부 경영사정과 업계를 잘 알고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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