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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부문에서는 성과급 불만이 왜 반복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2-03 15: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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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 성과급을 놓고 불만이 제기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복잡하고 불투명한 성과보상체계로 성과급 논란이 반복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부문에서는 성과급 불만이 왜 반복될까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서 불거진 성과급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최태원 SK그룹에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SK하이닉스 저연차 직원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지급기준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메일을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최 회장은 연봉반납을, 이 사장은 소통 확대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에 정한 성과급 지급규모는 달라지지 않은 데다 성과급 지급기준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아 SK하이닉스 직원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직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쉽사리 최고경영진의 해명을 수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업계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은 비단 SK하이닉스 만의 문제가 아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이직을 고려한다는 삼성전자조차도 올해 성과급을 두고 불만이 제기됐다.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은 초과이익성과급으로 연봉의 47%를 받았다. SK하이닉스(연봉의 20%)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지만 내부에서는 최고 지급률인 50%에 미치지 못한데 실망하는 직원이 많았다.

반도체사업보다 회사 실적에 기여하는 바가 적은 무선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50%를 받은 것과 비교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과 반대로 과거에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일도 있었다. 

2020년 1월 삼성전자 DS부문 성과급이 연봉의 29%로 대폭 줄어들었는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더 나쁜 SK하이닉스는 특별기여금 형태로 기본급의 400%를 직원들에게 지급하자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직원들에게 인색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반도체와 유사한 업종인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성과급 불만이 쌓여 노조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제기된 성과급 논란은 노조 출범의 계기가 됐고 LG디스플레이에서도 2017년 삼성디스플레이와 성과급 차이가 복수노조 탄생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처럼 성과급을 향한 불만이 사라지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다소 복잡한 성과급 체계와 업종의 특성상 변동폭이 큰 성과급 규모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반도체업계 성과급은 회사마다 조금씩 이름이 다르지만 크게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하는 목표달성장려금(TAI 또는 PI)과 연초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또는 PS)으로 구성된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2001년 도입된 제도가 뼈대로 현재는 삼성 계열사와 관련 업종까지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반기 실적을 토대로 최대 기본급의 100%까지 목표달성장려금을 지급하고 연간 이익이 목표를 초과했을 때 초과 이익의 일부를 최대 연봉의 50%까지 초과이익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불규칙하게 지급되는 특별상여금까지 고려하면 성과급 만으로 연봉에 육박하는 금액을 받을 수가 있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 호황으로 2019년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연봉의 85% 수준의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고임금 업종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반도체회사에 다니는 한 직원은 “계약연봉 자체는 다른업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통 성과급까지 포함한 전체 임금을 연봉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과급이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소득이 줄어드는 기분이 들어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산업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반도체사업에서 영업이익 45조 원을 냈지만 2019년에는 3분의 1도 안 되는 영업이익 14조 원을 거뒀다.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이 크게 달라진다.

성과급을 결정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만의 빌미를 제공한다. 목표와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정확한 목표나 실적의 기준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성과급을 산정하는데 경제적 부가가치(EVA)라는 기준을 적용했다. 그러나 경제적 부가가치를 어떻게 적용해 연봉의 20%라는 성과급이 책정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 불씨를 당긴 SK하이닉스 직원은 메일에서 “명확한 답을 구하지도 못하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이 상황이 답답하다”며 “모두에게 체계적이고 확실한 답변 및 기준이 정립된다면 앞으로 구성원이 품는 불만이나 이해 불충분상황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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