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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혼외자 스캔들 공개, 왜 벌거벗고 광야에 섰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2-29 16: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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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혼외자 스캔들 공개, 왜 벌거벗고 광야에 섰나  
▲ 최태원 SK그룹 회장.

'기업인'이 아닌 '자연인' 최태원이란 이름이 이슈가 될 수 있을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또 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 최 회장 개인의 스캔들이다. 그러나 최 회장이 이혼을 결심하고 혼외자 존재까지 인정한 사실은 단지 개인적 도덕성 논란을 뛰어넘어 기업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 최태원, 왜 고백했나

최 회장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이혼결심을 굳힌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최 회장이 직접 작성해 편지를 통해 공개됐다.

최 회장은 “기업인 최태원이 아니라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 관장과 10년 넘게 별거해온 사실을 인정하고 이혼의사를 확인했다.

최 회장이 밝힌 ‘이혼선언’은 재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충격을 안겼다. 이혼 결심에 그치지 않고 내연녀와 사이에 혼외자까지 있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그분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면서 “제 잘못으로 만인의 축복은 받지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적어도 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구속되기 전부터 한 여성과 관계를 맺었고 그와 사이에서 현재 6살 난 딸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최 회장은 이중생활을 해온 데 대해 혼란스러웠던 감정을 솔직하게 편지에서 밝혔다. 그는 “지극히 개인적 치부이지만 이렇게 밝히고 결자해지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 언론사들이 최 회장의 사생활 취재에 들어가자 편지라는 형태를 통해 공개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SK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최 회장이 올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모든 리스크를 털고 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스스로 공개를 선택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 사면 석방 넉달만에 다시 터진 오너 리스크

최 회장은 지난 8월14일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으로 2년7개월 여 만에 수감생활에서 풀려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면에 워낙 부정적이었던 만큼 당시 최 회장의 운명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유죄판결을 받은 재벌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사면대상에 이름을 올려 기업인으로서나 자연인으로서나 최고의 한해를 보내는 듯했다.

최 회장은 이런 행운과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자유인이 되자마자 SK그룹 경영에 복귀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대규모 투자계획과 인수합병(M&A) 등 하반기 재계를 달군 이슈의 중심에 SK그룹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최 회장은 특히 박 대통령의 사면취지를 살리는 데 앞장서며 경제를 살리는 데 온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복귀 넉 달 만에 불행한 결혼생활은 물론이고 내연녀와 혼외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개해 스스로를 광야에 세웠다.

  최태원 혼외자 스캔들 공개, 왜 벌거벗고 광야에 섰나  
▲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23일 청해부대 19진 입항 환영식에서 둘째딸인 최민정 중위를 맞아 활짝 웃고 있다.<뉴시스>
이번 사안은 최 회장의 개인적 가정사이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이유여하를 떠나 최 회장의 행위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간통죄가 폐지되긴 했으나 혼외관계에 대한 사회적 잣대는 여전히 엄격하다. 아직까지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인 것이 현실이다.

최 회장이 재계 총수들 가운데 몇 가지 진기록을 남긴 기업인이라는 점도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최 회장은 경제사범으로 이미 2차례나 유죄판결을 받았고 2번 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최 회장은 특사로 풀려나기 전까지 재벌총수로 최장 수감생활 기록을 남겼다. 최 회장이 어렵게 사면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데 이어 혼외 스캔들까지 터진 대목은 도덕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최 회장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구성원 중 한명으로 큰 잘못을 한 것에 대해 어떠한 비난과 질타도 달게 받을 각오로 용기 내어 고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고백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 최 회장이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는 형태로 개인사를 고백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 회장은 이미 2012년 무렵부터 해외에서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거나 혼외자가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물론 SK그룹은 당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노 관장과 가족들은 물론이고 SK그룹 계열사 임직원, 투자자, 관련인 등에게 개인적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마음이 있었다면 이렇게 쫓기듯 갑작스럽게 고백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 SK와 SK텔레콤 주가 약세, 최태원 리스크 작용

최 회장은 국내에서 재계 순위 4위 안에 드는 SK그룹을 이끄는 오너다. 최 회장은 이미 개인적 판단 잘못으로 SK그룹에 오너 리스크를 여러 차례 부른 장본인이다.

이번 사안도 개인적 치부에 머물지 않고 향후 이혼절차에 따라 계열사 임직원과 주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SK그룹 계열사 주가는 29일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오너의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는 주력 계열사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그룹 지주사이자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는 1.5%(4천 원) 내려 2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텔레콤은 6.5%(1만5천 원)나 급락했다. 최 회장이 이혼할 경우 노소영 관장이 SK텔레콤의 지분을 위자료로 요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SK텔레콤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배당락 영향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 같다”면서도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보유주식 일부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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