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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으로 내년 총선에 대비하고 임기 4년차를 앞두고 국정 운영에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땜질식 회전문 인사'라고 혹평하며 일부 내정자의 자질을 문제 삼아 앞으로 진행될 인사청문회에 험로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21일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또 행정자치부 장관에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산업통상부 장관에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에 강은희 새누리다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신임 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성영훈 변호사가 임명됐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유 내정자는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 한국 조세재정연구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며 “경제 정책과 실물 경제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정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4대 개혁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기 활성화를 추진해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홍보수석은 이 사회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10년 동안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연구처장과 연구 부총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가과학기술위 산하 공과대학 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개혁을 이끌어 교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부총리로 각종 사회 현안을 조정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날 개각은 박 대통령이 10월 ‘1차 총선용 개각’을 단행한 지 2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이 12월에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처리 이후 선거구획정과 개별 법안들을 놓고 난항을 겪으면서 차일피일 미뤄져 연내 개각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교체가 확실한 주요부처들에서 공직자들이 사실상 중요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내년 임기 4년차를 맞아 핵심 국정과제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전문가 집단 위주로 발탁해 변화보다 안정을 꾀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국토부 장관을 지낸 ‘친박’ 유일호 의원을 낙점해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 의원이 물러난 지 2개월 여 만에 다시 내각에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에서 경제부총리는 물론이고 산자부 장관까지 교체된 데 대해 우려의 시각이 일각에서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작 경제관료 수장들의 총선 출마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 면면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준식 서울대 교수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교육 현안을 풀어가기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요식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도 정통 관료 출신이긴 하나 해당 부처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자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총선용 개각을 마무리하면서 박근혜 정부 3기 내각은 정치인 출신보다 관료가 중심이 되는 관리형 내각으로 꾸려지게 됐다.
새누리당은 “해당 분야 전문성이 풍부하고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이 포함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늘 개각은 땜질식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것 외에는 별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인사”라며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하는 장관들을 대신할 총선 지원용 개각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유일호 내정자는 국토부장관이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났던 인물로 불과 한달 만에 다시 기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재풀이 빈약하다지만 대통령이 믿고 쓸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답답하고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고 개각을 했었다는 것인지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혹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