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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시장후보 단일화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명도만 믿고 간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1-0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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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보다 더 어려운 예선이라고나 할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야권 후보단일화라는 예선전을 위해 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철수</a> 서울시장후보 단일화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명도만 믿고 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안 대표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무기로 삼아 국민의힘과 벌어지고 있는 보수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고 하고 있다.

실제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의원 정도를 빼면 지명도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지는 보궐선거에서 지명도는 커다란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 전 시장이나 나 전 의원조차 안 대표에게 많이 밀리는 분위기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안 대표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자대결을 가정해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대표는 42.1%의 지지를 얻어 36.8%의 응답을 받은 박 장관을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안에서 앞섰다.

야권 지지층의 서울시장 적합도를 조사했을 때도 안 대표는 39.6%의 응답을 받아 나경원 전 의원(18.8%), 오세훈 전 서울시장(15.6%)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 여론조사는 시사저널의 의뢰를 받아 12월26~27일 이틀 동안 서울시민 1003명을 접촉해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대표는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활동을 벌이면서 여세를 몰아가려 애쓰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오전 국회에서 ‘코로나19 방역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6가지 방역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시에서 모든 시민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을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전환하겠다”며 서울시의 방역정책에 관한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보수야권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안 대표는 이미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도 단일화 실패로 독자출마를 강행한다면 필패한다는 예측에 이견이 거의 없다. 

국민의힘과 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하는데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102석의 국민의힘으로서는 3석의 국민의당에 후보를 선선히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의힘은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선두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제3지대'로 등판해 판을 흔들면 자칫 당이 무너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비롯한 범야권 후보들이 모두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와 단일화 경쟁을 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2월30일 열린 공천관리위 첫 회의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법야권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뜻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여전히 안 대표에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12월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특정인이 자기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해달라는 것에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며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사람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로서도 국민의힘에 들어가 경선을 치르기가 어려운 처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실질적으로 흡수당하는 꼴이 될 뿐 아니라 국민의힘 안에서 예선전이 펼쳐지면 안 대표가 예선전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이는 안 대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이 야권의 중도 외연을 넓히는 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명분을 내걸고 있다. 

그는 12월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야권의 외연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승리를 위해 한 정당만으론 힘들다”고 대답했다.

안 대표는 “제1야당, 국민의당, 합리적 진보, 세 종류의 사람들이 모두 야권을 찍을 수 있도록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선선 형태를 두고 국민의힘과 힘겨루기를 해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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