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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SK바이오팜으로 뛰었던 SK 주가, 장동현 수소로 다시 한 번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12-30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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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 바이오 이어 수소사업 키운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은 SK그룹 수소사업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시장은 장동현 사장이 SK바이오팜을 자회사로 두고 그룹 바이오사업을 반석에 올렸던 ‘투자형 지주회사’ SK의 역할과 진가를 수소사업에서 다시 한 번 보여줄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 사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수소사업에서 생산뿐 아니라 유통, 공급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습니다.

SK는 에너지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생산공정에서 부생수소를 얻을 수 있고 SKE&S를 통해 천연가스를 활용한 블루수소 대량생산도 가능합니다. 해외에서 조달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소의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와 화물운송트럭 휴게소 등을 수소 유통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 포스코 등 쟁쟁한 대기업이 너도나도 수소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장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 사장은 SK 실적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의지에 따른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 개척을 위해서도 수소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SK는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9.8%, 54.9% 줄어들며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부진 때문이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E&S는 3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SK그룹 에너지사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SK는 2020년 12월 ‘SK의 Breakthrough(돌파구) 전략’을 주제로 한 투자자 설명회에서 수소사업 집중 육성을 앞세운 ESG 바탕의 사업모델 개발을 주요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수소는 온실가스 등을 발생시키지 않고 화석연료와 비교해 발전효율이 좋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에서 수소 생산량을 2018년 13만 톤에서 2040년 526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기구 수소경제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정부는 2021년 수소산업 관련 예산을 7977억 원으로 2020년(5879억 원)보다 약 35% 늘리고 수소승용차와 수소트럭 등의 보조금 증액·신설,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 인프라 확대 등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 SK 바이오사업 성장, 다음 주자는 SK팜테코인가

증권가에서는 SK의 미래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사업으로 수소사업과 함께 바이오사업을 꼽습니다.

장동현 사장은 올해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에 성공하며 SK의 바이오사업을 궤도에 올렸고 최근에는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싣고 있습니다.

SK는 2020년 12월 바이오사업 설명회를 통해 SK팜테코의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생산설비를 통합적으로 운영해 위탁생산사업 수주를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 바이오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실제 SK팜테코는 현재 바이오 원료의약품 위탁생산기업인 이포스케시 인수 등을 추진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치료제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합성의약품 위탁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SK팜테코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SK팜테코는 SK의 다음 기업공개(IPO) 후보로 꼽히는 자회사라는 점에서도 이포스케시 인수 추진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가 해외 의약품 위탁생산기업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기업공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SK팜테코는 한 해 매출 증가율 두 자릿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 20%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 달성이 유효하다”고 내다봤습니다.

SK는 2020년 1월 SK팜테코를 미국에 설립하면서 “앞으로 통합법인의 미국 상장과 글로벌 인수합병 등 추가 성장전략 실행을 통해 SK팜테코를 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의약품 위탁생산회사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5년까지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의 가치를 1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내놓았습니다.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의 전망, SK바이오팜과 시너지 등 측면을 볼 때 SK가 2021년 SK팜테코의 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SK팜테코의 가치를 2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SK는 올해 7월 SK바이오팜 상장으로 순자산가치(NAV)가 7조 원가량 늘었습니다. 

◆ SK 주가, 새 성장동력 투자성과로 반등하나

2020년 12월 SK 주가는 24만 원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동현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월 초 주가가 23만 원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는 셈이지만 코로나19를 감안하면 선방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장 사장이 SK를 맡아 ‘투자형 지주회사’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데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런 경영실적이 주가에는 크게 반영되지 못한 모습입니다.

SK 주가는 2020년 SK바이오팜 상장 기대감 등이 반영된 6월 30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덩치가 큰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영향을 받아 하반기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SK 주가는 11월에는 18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영업손실 4305억 원가량을 내고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영업손실 3115억 원, 2370억 원 수준을 내며 당분간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보면 SK이노베이션 외에도 SK 자회사 SKE&S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고 SK건설, SK실트론 등도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SK는 바이오와 수소 등 고성장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SK가 지분 75%를 보유한 SK바이오팜은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미국 중추신경계 치료제시장에서 성과가 보이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세워 직접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경쟁 약물들과 비교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3분기 월평균 미국 내 엑스코프리의 처방건수는 2260건으로 집계돼 경쟁 약물들의 출시 초기 월평균 처방건수 1300건보다 높았습니다.

SK팜테코도 의약품 위탁생산사업부문 매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SK팜테코의 의약품 위탁생산부문 통합매출은 2017년 1094억 원에서 2018년 4873억 원, 2019년 52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에는 의약품 위탁생산사업 통합매출이 6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SK는 수소사업에서는 2023년부터 한 해 3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해 수도권 지역에 공급하고 2025년부터는 친환경 블루수소를 추가로 25만 톤 규모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 글로벌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시장 진출도 추진해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순자산가치 30조 원 수준을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습니다.

◆ 장동현, 투자형 지주사 안착해 최태원 ‘딥체인지’ 길 닦는다

장동현 사장은 SK 대표에 오른 뒤 SK를 단순히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그치는 지주회사가 아니라 ‘투자형 지주회사’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SK가 먼저 바이오, 소재, 에너지 등 새로운 영역에서 유망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면서 초기 단계 투자를 감행하고 이후 자회사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방식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장동현 사장이 실전에서 실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장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반도체부품회사 SK실트론(인수 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투자 안목’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SK실트론은 SK그룹의 전기차부품사업 핵심 계열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입니다. SK실트론은 5G 및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생산에 적용되는 화합물 웨이퍼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4차산업혁명시대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은 2017년 SK그룹에 편입될 당시 기업가치가 1조2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상장한다면 시가총액 4조 원을 넘길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장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SK는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통해 신약 개발, 의약품 위탁생산사업도 키우면서 그룹 신사업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장 사장은 그룹 신사업 재원 마련 부분에서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K는 기업가치를 키운 자회사들의 상장 추진, 투자 수익 실현 등으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고 있고 최근에는 리츠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장동현, 인수합병과 재무관리에 능숙한 CEO

장동현 사장은 SK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이면서 경영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K는 장 사장이 취임한 뒤 별도기준 실적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SK는 2017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2조4778억 원, 영업이익 8694억 원을 내 2016년보다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4% 증가했습니다. 

2018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7.8%, 22% 늘었고 2019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4%, 39.5% 증가했습니다.

장 사장은 SK에 투자이익을 실현하고 이를 또 새로운 성장사업에 투입하는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심는 데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SK는 올해 9월 글로벌 물류회사 ESR 보유지분 11% 가운데 4.6%를 매각해 4800억 원을 회수했습니다. SK는 ESR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 전인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약 490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일부 지분 매각만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투자수익률로 따지면 약 130%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SK는 또 2020년 1월 초저온냉동 물류기업 ‘한국초저온’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벨스타수퍼프리즈에 약 25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습니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한 천연가스를 다시 기체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가운 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다국적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나옵니다.

SK는 2020년 8월에는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사업자 ‘CDG’에도 투자해 지분 7.6%를 확보했습니다. CDG는 2020년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11월 기준 주가는 공모가격과 비교해 11% 상승했습니다.

장 사장은 1991년 유공에 입사해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차장, SK텔레콤 재무담당 임원과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SK플래닛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SK텔레콤 사장을 거쳐 2017년 지주회사 SK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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