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디지털혁신성장펀드를 통해 스마트시티사업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디지털혁신성장펀드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키워 한수원이 지닌 에너지 공급 노하우와 함께 스마트시티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한수원에 따르면 디지털혁신성장펀드 운용사를 선정하는 작업을 2021년 1월까지 마치고 방사선의학 및 디지털헬스케어산업분야의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지털혁신성장펀드는 한수원이 100억 원을 출자하고 추가 투자자를 모집해 최소 12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한수원이 펀드 조성액의 60%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분야는 방사선의학과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다.
구체적으로 방사선의약품 제약기업, 방사선 치료 및 진단장비 제조기업,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공급기업, 방사선 계측기 제조기업,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등이다.
한수원은 디지털혁신성장펀드로 유망기술을 지닌 벤처기업의 창업과 지원, 성장을 이끌어 투자금을 회수한 뒤 다시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디지털혁신성장펀드는 7년 동안 운용되는데 3년 동안 투자를 진행하고 4년에 걸쳐 투자금을 회수한다.
정 사장이 디지털혁신성장펀드 조성에 나선 것은 한수원의 사업 다각화 전략과 관련이 있다.
정부가 탈원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장려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면서 한수원이 더 이상 원전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정 사장은 사업영역을 넓히는 방법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2031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혁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사업의 하나로 방사선의학분야의 사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디지털혁신성장펀드가 디지털의료 및 방사선의학산업의 성장환경을 조성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 실행과 한수원의 신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사장은 디지털혁신성장펀드를 한수원이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10월 페이스북에 “에너지혁신성장펀드 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활용하기 위해 방사선 관련 디지털헬스펀드 조성방안도 강구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스마트시티사업에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로 참여하고자 하는데 방사선 등 한수원의 기존 사업과 관련이 있는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과 연계해 헬스케어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스마트시티사업에는 스마트·디지털 헬스케어가 접목되고 있어 한수원이 디지털혁신성장펀드를 활용하면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사업은 7대 핵심서비스의 하나로 헬스케어가 포함돼 주민들에게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 사장은 현재 본사조직 안에 스마트시티 관련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LGCNS와 함께 국내외에서 스마트시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LGCNS와 컨소시엄을 꾸려 최근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사업 입찰에 참여해 한화에너지가 주관사를 맡은 ‘더 그랜드 컨소시엄’과 경쟁을 벌였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더 그랜드 컨소시엄에게 돌아갔다.
정 사장은 페이스북에 “다음 세대에 에너지부문과 함께 가장 각광을 받을 분야가 무엇이고 그중에서 한수원과의 보유자산과 연관성이 큰 부문은 무엇인지 고민에 고민을 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