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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대선주자 윤석열, 유머감각 미식가와 엘리트주의자 사이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2-0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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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권과 윤 총장 사이 갈등을 점점 커질수록 윤 총장의 대통령선거 주자로 지지율도 더욱 치솟고 있다.

인간 윤석열 총장이 살아온 여정과 개성 등을 살펴보겠다. 정치로 나아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정치권에 잘 안착할 수 있을까?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류근영 기자

◆ ‘강골 검사’ 윤석열, 소신 있는 원칙주의자인가 엘리트의식 팽배한 검찰주의자인가


곽 : 지난번에 이 코너에서 윤 총장 얘기를 했을 때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상황, 검찰과 법무부 안팎의 분위기, 이런 것들 때문에 결국 윤 총장이 살 길을 찾아 정계진출, 더 나아가 대선 도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윤 총장의 어떤 성격과 특징이 윤 총장을 대선주자로 만들었을까요?

류 : 윤 총장은 소신이 뚜렷하고 정면돌파에 능한 ‘강골검사’라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잖아요. 여기에 검찰조직을 향한 강한 애착이 결국 그를 임명한 권력에 저항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런 모습이 야권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가장 문재인 정권에 잘 싸운다는 이미지를 얻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반문’의 지지가 윤 총장에게 집중됐습니다.

곽 : 그렇죠. 윤 총장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윤 총장이 계속해서 정권에 핍박받으면서도 여기에 굴하지 않고 할 일을 수행하려고 몸부림쳤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박근혜 정권 때 이른바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면서 외압에도 불구하고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압수수색, 혐의자 체포를 진행한 일이 유명하죠.

국정감사에 나와서 수사외압을 폭로하기도 했고 이때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도 정권에 핍박을 받았다고 하죠. 여주지청장에서 대구지검 차장검사로 옮기게 됐는데 정권 눈 밖에 난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어요.

그 전인 2003년에는 노무현 정권 실세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구속해 수사한 일도 있었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정권 인사들을 수사하고 문재인 정권에서도 핵심인사들을 수사하고 있는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권을 가리지 않고 수사를 했네요.

이런 점에서 윤 총장에게 매력을 느끼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거고요.

류 : 일을 우선시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는데요.

결혼도 늦게 했습니다. 2012년 53세였던 윤 총장은 41세의 김건희씨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건희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냥 아는 아저씨를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 결혼 당시 전 재산이 2천만 원 정도로 지닌 돈도 없어 내가 아니면 영 결혼을 못 할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에서 나와 변호사로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가 있었는데 의뢰인에게 “그런 일을 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호통을 쳐서 다른 변호사들을 당황하게 했다는 일화도 원칙주의자로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곽 : 그렇지만 윤 총장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윤 총장을 검찰제일주의자라고 비판하고 있어요.

이른바 검찰개혁을 꺾으려고 이를 시도하는 정권을 겨눴다는 거죠. 이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 균형감을 잃은 수사를 했다는 비난도 거셉니다.

류 : 윤 총장의 전임자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총장 모두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 큰 공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야말로 윤 총장이 적폐청산을 진두지휘했다고 해도 무방할 텐데요. 이때 두 전직 대통령과 이전 정권 인사들을 거세게 몰아붙였죠.

그래서 지금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윤 총장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 주구 노릇을 하며 정치 수사로 우리를 악랄하게 수사했던 사람을 데리고 오지 못해 안달하는 게 야당의 새로운 길인가”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역할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개혁의 칼날이 검찰에도 겨눠진 것입니다.

이른바 ‘검찰개혁’이란 명분으로 검찰조직을 개편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출범해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는 등 검찰의 힘을 빼는 일들이 본격화한 거죠.

문무일 전 총장도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반발한 일이 있는데요.

윤 총장도 정치논리와 무관하게 검찰의 역할인 적폐수사에 찬성하는 태도라 하더라도 검찰조직에 칼을 대기 시작하자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곽 : 이런 모습을 한편에서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는 진짜 검사의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검찰조직을 건드리면 권력이고 개혁이고 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오만함으로 비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기성 정치인과 다르게 소신을 지니고 정치논리보다는 진짜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민 삶을 제대로 헤아리고 국민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정치보다는 엘리트주의자로서 끼리끼리 정치를 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모종의 카르텔 같은 게 더 공고해지면서 국민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올 수 있어요.

검사로서의 윤석열 총장의 모습을 간략히 살펴봤는데요. 윤 총장이 정치에 나와도 잘 할 수 있을까요?

과연 윤 총장은 대선주자로 잘 할 수 있을지도 살아온 배경을 보면서 살펴보겠습니다.

◆ ‘검찰 큰형님’ 윤석열의 보스 기질, 정치권에서도 통할까

류 : 윤 총장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형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찰 내부에서 ‘큰형님’, ‘대장님’으로 불린다고 전해지는데요. 의리를 중시한다고도 합니다.

곽 : 윤 총장을 보면 풍채도 큰 편이라 정말 큰형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 유래를 줄줄 꿰고 있는 소문난 미식가인 데다 요리도 자주 한다고 하고요. 결혼 전에 후배들을 집에 불러 밥을 먹이곤 했다고도 합니다.

인간적인 면도 있고 보스 기질도 있어서 형님 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류 : 윤 총장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이 또 있는데요.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사법시험에 9번 만에 합격해서 검찰 선배들 상당수가 나이로나 서울대학교 법학과 학번으로나 윤 총장보다 아래였다고 하죠.

이런 사례에 보통 나이나 기수 때문에 조직에 융화되지 못 하는 일도 있는데 윤 총장은 검찰에 잘 적응하고 일도 잘했다고 하는 걸 보면 인간관계도 비교적 원만하고 조직생활도 잘 한 것 같아요.

곽 : 정치인도 어떤 부분에서는 리더로서 역할도 하고 주변을 관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형님 리더십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한데요.

하지만 정치인이 보여야 할 리더십과 윤 총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약간 성격이 다른 것 같기도 해요.

류 : 사실 윤 총장의 능력이나 역량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물론 윤 총장의 검사로서 실력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그런데 정치인의 능력은 좀 다를 수 있거든요.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 총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는 얘기가 “정치도 전문영역이고 경험이 필요하다, 윤 총장이 정치를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건데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강한 검찰조직을 이끄는 리더십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각양각색의 사람과 현안을 조율하는 정치인의 리더십은 사뭇 다를 수 있는 거죠.

게다가 과거 ‘3김 시대’라면 모를까 보스정치는 모습을 감췄지 않습니까. 오늘날의 정치인, 특히 대선주자급 인물에게는 보스형 리더십은 한계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정치인에게 소통은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국민들과 소통, 야당과 소통, 정부부처 사이 소통 등등이 강조되고 있죠.

그래서 정권을 막론하고 대통령을 비판할 때 단골로 ‘불통 대통령’이라는 말을 쓰잖아요.

보스 리더십, 앞서 말한 엘리트주의, 이런 것들은 오늘날 정치인의 역량을 평가할 때 결코 플러스 요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윤석열, 의외의 유머감각과 언변도 무기 될까

곽 : 요즘 정치인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연예인과 같은 모습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점에서는 윤 총장이 의외로 실력이 있어 보이기도 해요.

지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모든 언론의 관심을 자석처럼 끌어들였거든요. 치밀하게 대답을 준비하고 처음부터 무대를 기획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국감을 기점으로 윤 총장의 지지율이 확 오르면서 대검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늘어선 웃지 못할 일도 있었어요.

류 : 윤 총장이 역대 정권들과 맞서며 핍박 받았던 스토리가 있는 만큼 이런 스토리를 잘 꿰어서 정치적 자산으로 만들 여지는 충분히 있겠죠. 또 말씀하신 것처럼 대중의 관심을 확 끌어당긴 모습도 보였고요.

윤 총장이 유머감각과 말솜씨가 뛰어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우리가 TV를 통해 윤 총장을 보면 약간 인상을 쓴 표정에 다소 매서운 눈초리로 느껴지는데요.

의외로 유머 감각과 말솜씨가 좋다고 합니다. 한 부장검사가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

“부부 동반으로 윤석열 지검장과 모임을 한 뒤로 부인이 ‘오늘은 지검장이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느냐’고 묻는다.”

술을 엄청나게 잘 먹어서 별명이 ‘무한대’라고 하고요. 노래도 잘 부른다고 합니다.

곽 : 특이한 점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윤 총장의 여러 가지 특징들을 살펴봤는데요.

한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해야 한다는 응답보다 훨씬 많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는데요. 많은 국민들이 윤 총장에게 호감을 보이긴 하지만 ‘저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나’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윤 총장이 대통령선거에 뜻이 있다면 지금 확 끌어올린 지지율을 굳히면서 더욱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통령상을 스스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다음 시간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떠오르면서 민주당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요동칠지, 이낙연, 이재명 양강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와 관련해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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