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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확대, 신동빈 표대결 대비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2-09 15: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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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확대, 신동빈 표대결 대비하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본롯데의 제과업체인 롯데가 한국 롯데제과의 지분을 사들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원 롯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 기업인 롯데가 한국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면서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롯데제과는 9일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일본롯데의 제과업체인 롯데가 한국 롯데제과 지분 7.93%(보통주 11만2775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매수가격은 230만 원이며 전체 매입액은 2594억 원 규모다. 롯데는 삼성증권을 통해 롯데제과 지분을 28일까지 공개매수한다. 롯데는 지분매입 목적을 한국과 일본 제과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4일에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롯데제과 지분 2.1%(2만9365주)를 매입했다.

롯데가 지분매입을 마치면 롯데제과에 대한 지분율은 10.03%로 늘어나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2대주주가 된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7.86%, 롯데칠성 19.29%, 롯데푸드 9.32%, 롯데리아 13.59%, 롯데닷컴 8.54%, 롯데정보통신 6.12%, 코리아세븐 16.5% 등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식음료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이 높다.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을 확대하는 것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사업에서 '원톱' 입지를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오너들 가운데 롯데제과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6.8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8.78%,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9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10%가 넘어 신동빈 회장 지분을 넘게 된다.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매입을 마치게 되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알미늄과 롯데 등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 롯데제과 지분을 30% 이상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합치는 것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

롯데제과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6명의 사내외 이사의 임기가 끝나 새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한 것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대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는 뜻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국적 논란에 휩싸였던 것을 감안하면 신동빈 회장은 또다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며 일본기업 논란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뺐다.

일본기업인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을 늘린다는 것은 롯데제과에서 벌어들인 돈이 배당 등을 통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제과와 롯데제과가 거느린 식음료 계열사들은 모두 소비재를 주력으로 삼는 회사들이다. 국적 논란과 관련해 ‘반 롯데’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업군인 셈이다.

롯데제과는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1주당 5200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롯데제과 지난 회기의 연결재무기준 매출은 2조2247억 원, 영업이익은 1147억 원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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