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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이미지 쌓아가는 윤석열, 보수야권 압도적 대선주자 굳히나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0-11-25 16: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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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이미지 쌓아가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보수야권 압도적 대선주자 굳히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의 직무집행배제 결정에 따라 25일부터 출근하지 않은 가운데 대검찰청 앞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의 핍박을 받는 '순교자' 이미지를 쌓아 보수야권의 대통령선거 후보로서 위상을 더욱 키울까?

25일 윤 총장이 법무부의 직무집행정지 조치에 따라 출근하지 않게 되면서 대검찰청에서는 조남관 차장검사의 권한대행체제가 시작됐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검사 징계위원회 소집 등 윤 총장의 직무집행정지에 따른 후속조치를 진행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징계위원회 위원장이기는 하지만 징계를 청구하는 당사자인 만큼 논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다만 위원회 구성이 법무부장관, 법무부차관, 법무부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법무부장관이 위촉하는 변호사와 법학교수 및 학식과 경륜을 갖춘 자 각 1명으로 모두 7명인 만큼 추 장관의 뜻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검사 징계위원회에서 법무부장관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위원 수를 모두 9명으로 늘리고 외부 추천위원을 3명으로 바꾸는 내용의 검사징계법 개정안이 9월에 통과됐지만 개정된 내용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윤 총장은 24일 추 장관이 직무집행정지를 발표한 직후 “위법하고 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추 장관의 행동을 직권남용죄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 반격 방법이지만 총장 권한대행체제로 넘어간 지금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윤 총장은 직무집행배제 결정을 놓고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신청 및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나올 검사 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 결과를 대상으로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집행배제 이유를 놓고 '판사 사찰'을 제시한 것은 윤 총장과 법정 싸움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도 읽힌다.

윤 총장의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더라도 곧바로 검사 징계위원회의 징계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법적 다툼은 상당기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가처분 결정은 빠르면 2~3주 안에 나오지만 재판부의 재량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빨라질 수도 있고 늦춰질 수도 있다.

행정소송으로 가게 되면 윤 총장의 임기가 내년 7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윤 총장으로서는 행정소송을 낸 뒤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 핍박을 받았으나 끝까지 소신을 지켰다'는 대중적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빚었을 때도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 당했다’는 이미지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 외압을 폭로한 뒤에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오늘의 윤 총장을 이끈 자산이 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미 보수야권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주자로 떠올라 있다.

한국갤럽이 13일 내놓은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윤 총장은 11%의 지지를 얻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각각 19%의 지지를 받았는데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을 압박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 총장을 때릴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만 다져준다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총장이 대선후보로 부각돼 기존 보수야권 대선후보들을 압도하는 상황이 여권에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월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을 놓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사례를 들면서 “보수세력에서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며 “한때는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이었는데 이제는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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