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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인사의 상징 박정림, KB증권 라임 중징계 대응에 시선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0-11-19 13: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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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체제에서 하나의 상징이다.

증권사 최초의 여성CEO라는 타이틀을 안겼고 KB금융지주 회장 후계체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 사장도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 윤 회장의 비은행 강화에 기여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KB금융 인사의 상징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542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림</a>, KB증권 라임 중징계 대응에 시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

19일 KB금융지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박 사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이면서 박 사장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냈던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도 부담을 안게 됐다.

KB증권은 현재 김성현, 박정림 대표이사가 각자대표이사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두 대표이사가 모두 금융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호주 부동산펀드 논란과 관련해 징계 대상에 올랐는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처분을 받았다. 사전 통보받은 징계안보다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연임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

문제는 박정림 사장이다. 박 사장은 라임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가 최종결정되면 박 사장은 3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12월 임기 만료 이후 연임도 불가능해진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은 윤 회장이 두터운 신뢰를 보내며 임명한 인사로 꼽힌다. 이후 두 사람은 KB증권의 실적 증가를 이끌며 윤 회장의 '비은행사업 강화'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임기 막판 두 사장 모두 금융당국 징계대상에 오르면서 이런 성과도 빛이 바래졌다.

특히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KB증권을 놓고 우려하는 의견을 내놓은 점에서 3번째 임기의 첫 발을 뗀 윤 회장으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17일 윤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 재선임안과 관련해 "KB증권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소홀 우려는 있으나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B금융지주는 2018년 12월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과 김성현 대표이사 사장을 KB증권 각자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박 사장은 증권가 최초의 여성CEO며 KB금융그룹에서 여성 가운데 두 번째 계열사 CEO가 됐다. KB증권이 KB금융그룹에서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큰 계열사이자 업계 5위권의 대형증권사라는 점에서 파격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KB증권노조 측에서는 책임회피 등 이유로 각자대표체제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특히 증권업 경력이 짧은 박 사장을 선임하는 것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노조는 성명에서 “지주, 은행, 관료출신, 그리고 은행시스템에 조금이라도 때가 묻은 자가 있다면 이 모두가 낙하산임을 경고한다”며 “증권이 지주, 은행 부행장들의 대표이사 놀이를 위한 놀이터가 돼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2017년 회장 내부후보군 기준으로 △그룹에서 2개 이상의 회사 및 업무분야를 경험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경험 또는 3년 이상의 부행장급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박 사장이 증권사 경영자로 온 것을 두고 후계자 키우기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박 사장은 WM(자산관리)부문 전문성을 바탕으로 KB증권 실적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취임 초기 제기됐던 우려들을 불식했다. KB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900억 원을 거두며 2018년 대비 52.93% 늘었다.

2020년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3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증가했다. 박 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WM부문에서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과로 KB증권의 지주사 손익 기여도는 지난해 8.1%에서 올해 11.8%로 높아졌다.

박 사장은 KB증권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인정을 받았는데 임기 막판 중징계 위기에 놓인 현실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향후 금융당국의 결정이 KB증권,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의 후계구도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박 사장의 최종 징계수위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KB증권 측이 적극적으로 소명을 진행하고 있고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경영자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증권업계의 반발도 있어 최종 결정에서 징계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반면 중징계 처분이 확정되면 박 사장이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소송을 통해 징계효력을 정지시키면 연임도 가능해진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지만 가처분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징계효력은 정지됐다.

다만 지주 계열사의 대표가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사장이 본인의 징계수위에 반발해 소송전에 나선다면 지주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며 "지주 회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소송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 징계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르면 12월 초 결론이 난다. 다만 3차까지 진행됐던 제재심의원회와 같이 증권선물위 의결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통상적으로 12월 중순 계열사 사장단인사를 진행해왔다. 박 사장의 거취와 관련된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사장단인사를 앞둔 윤 회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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