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기 전 삼성전자비서스 노조문제를 털고 갈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조합원을 죽게 하고 경찰이 강제로 시신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17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 염호석씨는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지 못하겠다”며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염씨는 유서에서 자신의 시신을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염씨의 시신은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그러나 경찰은 18일염씨의 시신을 부산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조합원 25명이 연행됐다.
경찰은 “고인 부친의 신고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경찰이 삼성과 연계해 계획적으로 시신을 침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상대로 건당수수료 폐지와 월급제 도입, 위장폐업 철회, 노조인정 등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사 직원들이지만 자신들의 실질적 고용주가 협력사가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라며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가 교섭에 나섰지만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문제를 삼성전자의 백혈병 문제처럼 해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백혈병 산재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중재기구를 통해 보상을 약속했다. 권 부회장은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전과 사뭇 달라진 태도였는데 삼성의 경영승계가 임박한 가운데 걸림돌이 될만한 소지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이 서비스 노조와 교섭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사안들은 모두 털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대를 이어 내려오는 철칙이기에 삼성이 쉽게 노조와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강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 노조는 안 된다”며 무노조 경영철칙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은 지금까지 계열사 노조설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무노조 경영의 시대는 끝났다”며 “삼성전자서비스가 생명을 존중한다면 노동조합부터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반올림과 함께 삼성의 백혈병 피해 사과를 이끌어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염호석씨의 죽음 이후 발생한 경찰의 시신 빼내기를 위한 공권력 투입 사태는 우리사회의 인권보장의 수준을 의심케 할 경악스러운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을지로위는 "이번 사태의 진상조사를 당에 요청하겠다"며 "노동기본권의 준수실태부터 이번 염호석씨의 죽음이 발생하게 된 원인의 진상을 조사하고 나아가 이번 죽음 이후 나타난 공권력 행사의 과정 전반을 근본부터 조사해 책임있는 자들의 책임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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