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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수소에너지정책 덕에 주가 '으쓱', 해외사업 부진에 실적 고전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0-10-19 16: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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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수소에너지정책의 선봉에 서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호주 프랠류드(Prelude)사업이 2월부터 중단된 뒤 올해 안에 재가동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해외사업에서 여전히 고전하고 있어 가스공사의 실적이 당분간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스공사 수소에너지정책 덕에 주가 '으쓱', 해외사업 부진에 실적 고전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1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의 수소에너지 확대 의지에 가스공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가스공사의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가스공사의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3.43%나 상승했다. 19일 가스공사 주가는 6.97% 뛴 3만4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가스공사 주가는 15일 7.57% 상승한 데 이어 16일에도 8.89% 뛰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은 공기업주로선 이례적인 주가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가가 급락하며 가스공사 주가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월8일 4만1200원까지 뛰었던 주가가 올해 3월19일 1만6450원으로 급락한 뒤 가스공사 주가는 7개월 동안 2만 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수소에너지 확대 의지를 강하게 보이자 수소유통전담기관으로 지정된 수소에너지 가스공사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15일 수소에너지 확대를 위해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 도입을 결정했다.

수소발전 의무화제도는 발전사나 전력판매회사들이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을 일정량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해야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존에는 소매사업자인 도시가스회사만 공급할 수 있었던 천연가스 공급체계를 바꿔 가스공사가 수소제조사업자에게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 때문에 수소발전 의무화제도가 도입되면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수소에너지시장이 성장하면 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도매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나는 등 수혜를 얻게 돼 긍정적”이라며 “수소충전소사업과 수소 유통 등 신사업을 통해 원유 및 가스전 탐사와 생산에 집중돼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만한 실적을 실제로 거두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며 올해 해외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손상차손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장부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영업손실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순손실에는 포함된다.

가스공사는 2013년과 2016년, 2017년에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며 배당을 하지 못한 바 있다.

특히 2월 설비문제로 가동을 중단한 호주 프랠류드사업이 올해 안에 재가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해외사업의 실적 개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미국 에너지회사 쉘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안에 호주 프랠류드사업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호주 북서부 바다 위에 플랜트시설을 띄워 해저에 묻힌 액화천연가스(LNG)를 채굴하는 사업이다. 채굴시설은 축구장 5배 규모로 지금까지 건설된 해양플랜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가스공사는 15억 달러를 투입해 쉘이 진행하는 프랠류드사업 지분 10%를 취득했다. 쉘은 프랠류드사업의 지분 67.5%를 들고 있다. 

설비 문제로 가동을 8개월째 멈춘 만큼 설비 이상에 따른 추가적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쉘이 최근 호주 프랠류드사업이 올해 안에 가동이 어렵다고 전해왔다”며 “늦어도 12월까지 설비 정비를 마친 뒤 내년 1월에는 재가동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비가 문제가 되면 추가로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쉘이 1월에는 고칠 수 있다고 하니 문제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가가 40달러 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사업의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현재 유가를 고려하면 호주 GLNG사업과 프랠류드사업은 모두 손익분기점(BEP) 이하로 판단된다”며 “가동을 정지한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고정비 부담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가스공사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사업에서 손상차손 4357억 원이 발생했다. 호주 GLNG사업과 호주 프랠류드 사업에서 각각 3387억 원, 816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이라크 바드라사업에서도 154억 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상반기 순손실 2934억 원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 60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가 2020년 매출 24조1850억 원, 영업이익 1128억 원, 순손실 400억 원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5.5% 감소하고 순손실을 보며 적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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