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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DB손해보험 국내여행 보험상품 독점사용권 획득 실패 아쉽다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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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이 보험사들과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에서 한 걸음 쉬어가게 됐다.

DB손해보험은 국내선 항공기의 결항·지연 손해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보험상품의 독점판매권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377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정남</a>, DB손해보험 국내여행 보험상품 독점사용권 획득 실패 아쉽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려는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배타적 사용권은 2001년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손해보험협회 또는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0점 이상이면 6개월, 80점 이상이면 3개월의 판매기간을 보장한다.

보험사들은 시장포화와 저금리 등으로 보험 업황이 악화하면서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모두 20건의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됐는데 그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15건을 부여받았다.

현대해상이 7건, 캐롯손해보험이 4건, KB손해보험이 2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각각 1건을 획득했다.

DB손해보험은 상반기 운전자보험과 관련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데 이어 하반기 여행자보험상품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추진했지만 신상품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국내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기상악화로 발생한 국내선 항공기의 결항 및 출발지연에 따른 손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추진했지만 거부된 것이다.

해외여행자보험은 항공기와 수하물 지연손해, 항공출발 지연손해, 항공권 취소 위약금 등을 두루 보장하는 반면 국내여행자보험에 항공권 취소 위약금 보상상품만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 보험사가 히트상품을 선보이면 다른 보험사들도 경쟁적으로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는 일이 많다. 

DB손해보험은 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8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 독점적 판매권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상품 개발에 들어간 비용 등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른 보험사들이 국내여행자보험 경쟁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3월부터 6월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해보험사의 해외여행자보험 판매건수는 1만806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5만1356건보다 96.7%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국내여행자보험은 2월부터 3월까지 판매가 대폭 줄어든 이후 4월부터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여행자보험 판매는 1월 1만6736건에서 2월 4946건으로 70% 줄어들었고 3월에는 1177건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 뒤 4월에는 2106건, 5월 4927건, 6월 8201건이 판매됐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국내여행자보험 판매 추이를 보더라도 6월 1423건에서 7월 2700건 8월 3588건 등으로 급증한 반면 해외여행자보험은 7월 1469건, 8월 1904건에 머물렀다.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김 부회장으로서는 특정 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상황에 맞춰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던 적이 있는 만큼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에 관련 보험상품의 독점적 판매권을 얻지 못한 점은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은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발맞춰 4월 전치 6주 미만의 사고에도 형사합의금을 주는 특약을 만들어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 뒤 손해보험업계 전체 운전자보험 판매는 상반기에 63.1% 급증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에 3494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9.32%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운행과 병원진료가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점과 더불어 운전자보험의 신계약 증가 등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혔다.

배타적 사용권의 획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김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친 점이 더욱 씁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학교폭력 심의결과에 연계한 학교폭력 급부를 개발하고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피보험자에게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그 이후 피보험자의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학교폭력 피해치료가 결정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신한생명도 피보험자의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BMI지수·혈압·콜레스테롤 등 건강나이를 산출해 보험료를 차등하는 상품의 배타적 사용권을 얻지 못했다.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 침해 논란 이후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거부되는 일이 늘고 있다.

앞서 5월 DB손해보험은 삼성화재가 운전자보험의 배타적 사용권을 침해했다고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이 운전보험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이후 삼성화재가 스쿨존 안 6주 미만 사고에 한해 추가 보험료 없이 기존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특약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하면서 배타적사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원만하게 협의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보험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문제보다는 배타적 사용권을 너무 쉽게 부여한 협회에 책임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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