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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큰손'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맞아 대형 인수합병에 힘실린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9-15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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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해외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사모펀드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로 올라서고 이사회 합류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과 손을 잡은 사모펀드는 국내와 해외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췄고 인수합병 경험도 풍부한 만큼 앞으로 신한금융지주가 참여하는 공동투자를 활발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큰손'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맞아 대형 인수합병에 힘실린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5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해외 사모펀드의 지분투자를 계기로 여러 분야에서 제휴사업 및 공동투자 기회를 찾는 중장기 성장전략이 추진된다.

신한금융지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약 4%씩 확보하기로 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갖춘 네트워크 및 인수합병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다.

두 사모펀드가 아시아에서 운용하는 자금규모는 현재 미국 달러 기준 34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른다.

신한금융이 그동안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인수합병도 사모펀드의 자금동원 능력과 인수경험을 통해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 금융회사나 대형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신한금융이 인수합병을 검토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초까지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데 2조3천억 원가량을 들인 만큼 당분간 자체 자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기 쉽지 않다.

사모펀드 대상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1조1600억 원도 대부분 모험자본 공급 확대나 디지털분야 투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대비한 자본여력 확충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곧바로 인수합병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험자본과 디지털 등에 어느 정도 투자여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대주주로 합류해 이사회에도 참여하기로 한 사모펀드 2곳이 신한금융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인수합병 등 투자를 적극 지원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들고 있는 사모펀드는 국내외 인수합병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힌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한국에서 락앤락과 한국버거킹, LG그룹 계열사 서브원, 하이마트 등 지분을 사들였고 금융권에서 교보생명과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에 지분 투자를 한 이력이 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는 로젠택배와 애큐온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한라시멘트 등을 인수했고 과거 우리은행 지분 투자를 고려한 적도 있다.

두 사모펀드가 모두 국내 금융회사 인수에 꾸준히 발을 들이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과 협업으로 인수합병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찾게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유상증자 참여로 3% 넘는 지분을 확보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도 할리스커피와 하나투어, 대한전선 등을 인수했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하거나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였다. 

대형 금융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면 신한금융지주 대주주로 참여하는 사모펀드 3곳이 모두 적극적으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내년 주주총회 이후부터 모두 3명에 이르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사모펀드 추천을 받아 선임된 인물로 구성되는 만큼 사모펀드의 경영참여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 특성을 고려할 때 신한금융지주 기업가치 상승을 목표로 더 과감한 인수합병이나 지분 투자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이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홍콩계 사모펀드 대주주의 도움을 받아 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동남아 글로벌채널 확대 및 디지털분야 투자에 관심이 높은 신한금융과 아시아지역 금융 및 디지털업종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는 사모펀드 사이 협업할 영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금융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을 IT업체와 정보통신기업 등 금융산업과 연관이 있는 비금융회사까지 확대했다.

신한금융이 사모펀드의 지원을 받고 규제 개선에도 힘입어 인수합병을 더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그룹에도 공동 투자와 자산운용을 위한 협력을 맺는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력범위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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