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법무법인 선정을 마치는 등 CJ헬로비전 인수작업에 본격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법률적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당국의 최종승인까지 치열한 법리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2월1일자로 정부에 CJ할로비전 합병 건에 대한 인가신청을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별정통신사업자 합병신고는 계약 체결 이후 3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SK텔레콤은 “법에 명시된 기한에 맞춰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를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사업뿐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알뜰폰 등 사업범위가 넓다. 이 때문에 합병인가를 다루는 곳도 미래부에서 통신기획정책과, 뉴미디어과 등으로 다양하다.

기업결합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법률검토를 위한 대책반을 만들기로 했다. 미래부가 대책반을 만들기로 한 것은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된 법이 광범위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특히 국내 첫 방송-통신사업자 간 대형 인수합병이기 때문에 거쳐야 할 규제 관문이 많다.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 등이 규정한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은 2009년 KT와 KTF의 합병 건 이상의 파장이 예상된다”며 “관계 사업자들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시장경쟁과 이용자 편익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분석해 심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최근 정부 인가심사에 대비하기 위해 법률자문사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수합병 인가를 놓고 치열한 법리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SK텔레콤은 법무법인 김앤장과 광장, 세종을 선임했다. KT는 율촌, LG유플러스는 태평양에 각각 자문을 의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이 승인될 경우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이 유선방송, 알뜰폰시장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철저한 인가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통신시장 자율경쟁’정책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정부는 10월 통신요금인가제를 폐지하면서 SK텔레콤이 더 이상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신호를 주었다”며 “하지만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확고한 지배적 사업자가 생기게 돼 정부정책과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만 현행법상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데 특별한 결격사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부터 시행된 유로방송 합산규제법(방송법, IPTV법 개정안)에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시장 가입자의 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산 유료방송 가입자 비중은 26.0%에 그친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는 내년 2~3월 경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시점을 내년 4월로 잡은 것도 이런 인가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