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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의 금융사 인수, 왜 OK저축은행에서 멈췄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11-01 08: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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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의 금융사 인수, 왜 OK저축은행에서 멈췄나  
▲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종합금융사로 만들려는 의지는 정말 강한가?

최 회장은 지난해 거듭된 도전 끝에 저축은행을 인수해 대부업에서 변신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제도권 금융사 인수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무수한 시도만 있을 뿐 성공한 적은 없다. 일본계와 대부업체라는 꼬리표가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업계에선 최 회장의 인수의지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최 회장이 금융에 대한 학습을 위해 인수전에 나서는 것이라고 파악하기도 하지만 금리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최 회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 OK저축은행에서 멈춘 인수합병

최 회장의 인수합병 시계는 지난해 7월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한 뒤 멈췄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이후 인수합병시장에서 단 한 건의 인수도 성사하지 못했다.

최근 LIG투자증권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본입찰 참여는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씨티캐피탈 인수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씨티캐피탈 노조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인수에 반대하면서 씨티캐피탈은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올해 5월 씨티캐피탈 매각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노조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인수합병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올해 리딩투자증권과 공평저축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하이캐피탈대부, 케이제이아이대부, 아주캐피탈 인수전에서 쓴잔을 마셨다.

  최윤의 금융사 인수, 왜 OK저축은행에서 멈췄나  
▲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9일 몽골 국립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바트에르덴 몽골 국립대학교 총장(사진 오른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

◆ 인수합병에서 실패만 쌓이는 이유


최 회장은 왜 번번이 인수합병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것일까?

먼저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따라다니는 ‘일본계’와 ‘대부업’이라는 꼬리표를 꼽을 수 있다.

이 두 꼬리표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나 씨티캐피탈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일본계 자본으로 알려진 탓에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가 생겨났고 대부업으로 성장한 탓에 고리대금업체의 계열사가 되는 데 노조가 반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인수의지 부족에서 인수실패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최 회장이 종합금융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금리장사에서 벗어나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업확장의 롤모델로 현대캐피탈을 꼽는다.

그는 “국내에서 캐피탈과 카드, 라이프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롤모델”이라며 “해외에서 대부업으로 시작해 이제 세계적으로 기업으로 꼽히는 오릭스와 일본 소액대출 프로미스 계열사를 운영 중인 미츠비시도쿄은행을 표본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이런 말은 대부업에서 저축은행 카드, 증권 등 제도권 금융의 상단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가 인수를 했거나 인수 직전까지 간 기업은 OK저축은행과 씨티캐피탈 두 곳뿐이다.

그런데 두 곳 모두 대부업 못지않은 고금리로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금리장사’를 하는 기업이다. 최 회장이 비전과 달리 금리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은 대부업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합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부업 못지않은 20% 후반대의 높은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다”며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은 대부업보다 낮은 조달금리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수신기능이 있기 때문에 연 2%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업의 경우 저축은행과 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고 그밖에 기업어음(CP), 사모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5~8%로 조달금리가 훨씬 높다.

최 회장은 증권사 인수에도 뛰어들었으나 실패만 거듭하고 있다. 9월 리딩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데 이어 LIG투자증권 인수전에서도 본입찰 참여는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증권사 매물 예비입찰에 참여해 증권사에 대한 정보만 습득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품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대부업만 하다가 저축은행사업을 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사까지 운영할 역량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정말로 인수의지가 강했다면 그에 걸맞은 인수금액을 적어내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말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윤의 금융사 인수, 왜 OK저축은행에서 멈췄나  
▲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오른쪽) 지난 2월14일 러시앤캐시배정장학회 김진관 이사에게 30억 장학재단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

◆ 금리장사로 성장한 아프로서비스그룹


최 회장은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로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덩치를 키웠다.

러시앤캐시는 2014년 말 기준으로 자산 2조7372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대부업체로 성장했다. 국내 대부업시장에서 약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러시앤캐시는 2004년 출범해 업계 최초로 전화상담실을 만들며 대부업에 절차와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시 국내 금융사들이 무분별한 카드발급 등으로 신용카드 대금 돌려막기가 만연해 신용불량자 등 저신용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들을 대상으로 불법사채보다 싼 금리를 제공하는 합법적 대부업체라는 점을 앞세워 성장했다.

최 회장은 대부업을 기반으로 제도권 금융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그는 2007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에 나섰지만 무려 9차례나 실패했다.

최 회장은 2011년 부실 저축은행사태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에 저축은행 인수 물꼬를 터주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 회장은 5년 안에 대부자산의 40% 이상을 줄이고 최고금리를 연 29.9%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부실저축은행 두 곳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했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을 출범하면서 회사 이름을 아프로파이낸셜그룹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바꿨다.

최 회장은 “이단에서 정통으로 또 정통에서 이단으로 가라는 말을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데 회사이름에 파이낸셜을 넣은 이유는 금융그룹이라는 정통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저축은행을 인수해 완전한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했으니 또 한 번 이단으로 가야 한다는 뜻에서 서비스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근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2년부터 중국 톈진과 선전, 충칭에 잇따라 금융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4월 국내 금융사로 가운데 처음으로 폴란드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 금융시장 성장성이 높은 동유럽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체코나 슬로바키아 같이 사회주의에서 독립한 국가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그 국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면서 천천히 시장진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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