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몰린다. |
정유사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정기보수나 설비 관리에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며 고질적 문제인 ‘안전’을 잡겠다는 뜻이다. 설비 보수기간을 단축해 실적을 극대화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유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3분기는 1분기 만큼의 어닝쇼크는 아니더라도 다시 실적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학업황이 좋지 않지만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선방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배터리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K배터리 동맹’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가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생산하고 있는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의 원재료로 수요가 급증해 호황인데다 손소독제 원료인 아세톤 수요도 늘고 있다.
방위산업체들은 대표적 방어주인 만큼 다른 업종과 비교해 2분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모두 한국형 차기 구축함 전투체계 개발사업과 관련해 7월30일 입찰 제안서를 내면서 8월에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고됐다.
<정유 화학>
◆ SK이노베이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만남 뒤로 전기차배터리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 차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전기차 등에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성능 향상을 위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두 기업은 SK그룹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배터리 대여교환 서비스 플랫폼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에서도 협력이 예상된다.
◆ GS칼텍스
GS칼텍스가 주유소에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0kW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현재 44기에서 2022년까지 160개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관리도 주유소에서 진행하기 위해 LG화학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안전진단서비스를 내년까지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8월에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GS칼텍스 주유소 5곳의 유휴공간에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한다. 지난해부터 S리테일과 전동킥보드 공유기업 라임과 협력해 GS칼텍스 주유소, GS파크24 주차장, GS25 편의점 등에서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GS칼텍스가 정유4사 가운데 전기차 관련 인프라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것을 두고 주유소를 모빌리티거점으로 만들어 전기 모빌리티 연료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바라본다. 그린뉴딜에 따른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하면 이런 전략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LG화학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주도로 ‘K배터리 동맹’이 추진되고 있지만 LG화학 입장에서는 동맹에 참여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이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세계 1위 전기차회사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가 유럽에 신형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인데 LG화학도 이에 발맞춰 배터리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LG화학으로서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나 SK이노베이션의 리튬메탈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은 탐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이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 사솔(Sasol)의 레이크찰스 에탄크래커(ECC) 화학단지 지분 인수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재료 수급선의 다변화를 넘어 원재료 자체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인수전에는 한화솔루션도 뛰어들어 관심이 몰린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관심을 모았던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은 데 이어 미국의 사솔 레이크찰스 ECC 지분 인수전에도 참여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린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3조7706억 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화학사업이 주력인데 롯데케미칼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도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시장에 나온 매물들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눈에 들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두산솔루스는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을 생산한다.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솔루스 지분 51%의 매각대금으로 1조 원을 희망했지만 사모펀드들은 6천억 원가량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 적정가격을 놓고 두산그룹과 롯데케미칼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신 회장이 따로 주시하고 있는 매물이 있을 가능성이다.
신 회장은 화학소재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그는 지난 3월 화학분야에서 좋은 기술을 지니고 있으면서 글로벌 사업을 펼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은 만큼 일본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신 회장이 일본의 유망한 화학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을 가능성이 나온다.
◆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코로나19의 수혜를 보고 있다. 기존 주력제품인 SBR(스티렌 부타디엔 공중합체)등 합성고무는 자동차산업 부진에 따른 타이어 생산량 감소로 제품 출하량이 줄었지만 NB라텍스는 코로나19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급증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NB라텍스는 의료용이나 위생용 니트릴 장갑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료다.
금호석유화학은 11월에 새 NB라텍스 설비 증설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간다. 증설이 모두 끝나면 생산능력은 연간 64만 톤까지 늘어난다.
화학업계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의 선견지명이 통했다고 본다. 박 회장이 2016년부터 NB라텍스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글로벌 NB라텍스시장에서 35%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확산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생산 제품 가운데 하나인 손소독제 원료로 쓰이는 아세톤 수요가 늘어 혜택을 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산>
◆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한국형 차기 구축함 전투체계 개발사업과 관련해 두 기업 모두 제안서 마감일인 7월30일 입찰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 전투체계 개발을 수주할 수 있는 업체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뿐이기 때문에 6천억 원대 규모의 일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거으로 전망된다.
9월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데 업계에서는 그동안 구축함 전투체계 개발을 독점해온 한화시스템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바라본다.
LIG넥스원은 전투체계 개발사업 따지 못하더라도 어뢰 등 무기체계에서 차기 구축함사업에서 수주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의 예상을 깨고 대역전극이 벌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방산사업뿐 아니라 철도사업에서도 호실적을 내 2분기에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흑자전환했다.
이용배 사장 취임 뒤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방산부문에서도 미뤄졌던 K2전차사업이 정상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나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