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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형균 대한전선 유럽 공략해 흑자궤도 올려, 매각 추진에 시선집중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8-05 16: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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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형균 대한전선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해외시장에서 전력케이블사업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대폭 좋아지고 있다.

대한전선 주인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실적 반등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때를 놓치지 않고 투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형균 대한전선 유럽 공략해 흑자궤도 올려, 매각 추진에 시선집중
▲ 나형균 대한전선 대표집행임원 사장.

5일 대한전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영국 등 해외시장에서 초고압케이블사업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최근 9년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01.1% 급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줬다. 

2분기에는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서 수익성 개선작업이 확실히 본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전선은 2009년 순이익이 적자전환한 뒤 2019년까지 연속으로 순손실을 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 사장이 대표 취임 1년 만에 이뤄낸 성과가 더욱 뜻깊다.

나 사장은 2019년 5월 대한전선 대표에 오른 뒤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다.

본업인 전력케이블사업에만 집중해 전력 인프라 노후화와 신재생에너지시장 개화로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많아진 미국, 유럽 등에서 사업 수주에 힘을 쏟았다.

나 사장은 취임 직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CRU 와이어&케이블 콘퍼런스’에 직접 참여해 해외 케이블회사 임원들을 만났다. 

또 기존 러시아지사와 합쳐 유럽본부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2019년 9월에는 네덜란드에 법인을 세우면서 영업망을 확대했다. 

그 결과 대한전선은 올해 3월 덴마크 전력공기업인 에너지넷과 8년짜리 송전망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덴마크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5월에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카타르 전력청에서 모두 75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낭보를 울렸다. 7월에는 영국의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로부터 런던 남서부 윔블던부터 남동부 크레이포드까지를 잇는 지하터널에 400킬로볼트 전력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따냈다.

영국에서 사업은 계약금이 약 925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국내 전선기업이 영국에서 수주한 전력망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대한전선은 2019년 기준 미국과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미국과 유럽, 동아시아, 중동 등에 지사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나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대한전선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하자 시장에서는 매각작업이 다시 진행될 가능성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대한전선을 인수한 뒤 5년이 지나면서 투자금 회수시기가 다가왔고 실적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간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시선이 나온다.

게다가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대한전선을 인수하면서 세운 특수목적 주식회사 ‘니케’가 최근 대한전선 주식 5천 만 주를 매도하면서 매각 추진설에 힘이 실렸다.

이번 주식 매도를 놓고 매각대상 지분을 줄여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올해 3분기 안에 대한전선 매각을 위한 구체적 작업이 들어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한전선은 1955년 국내 최초의 종합전선기업 설립돼 1970년대에는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2008년까지 54년 연속 순이익 흑자신화를 이어간 기업이기도 하다.

대한전선은 설경동 창업주에 이어 오너2세 설원량 회장 때까지는 국가 기본 인프라인 전력사업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크기를 계속 키워갔다. 

하지만 설원량 회장이 2004년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당시 연세대 재학생이던 오너3세 설윤석 사장이 급하게 경영수업에 들어간 동안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면서 회사 경영에 균열이 생겼다.

대한전선은 전문경영인체제에서 남광토건, 온세텔레콤 등을 인수하고 서울 남부터미널 부지를 사들이며 무리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다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2014년 말에는 자기자본이 바닥나 자본 잠식률이 98%까지 높아지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채권단 관리를 받다 2015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됐다.

나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회계 전문가’로 2015년 대한전선에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나 사장은 대한전선에 합류하기 전 삼정과 삼일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와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대한전선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사업부를 총괄하면서 회사의 조직개편과 재무 안정화를 주도했다.

그 뒤 2019년 5월 사장으로 승진해 대한전선을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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