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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탑골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
한국인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에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삶의 질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거의 최하위권이었다.
한국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0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에 그쳤다. OECD 평균은 6.58점이었다.
한국은 ‘사회 연계 지원’ 부문에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사회 연계 지원은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부문이다.
한국의 사회 연계 지원 점수는 72.37점으로 OECD 평균(88.02점)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이고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국에서는 특히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의 점수는 93.29점으로 OECD 평균(93.16점)보다 높았지만 30~49세(78.38점)에서 점수가 급격하게 낮아져 50세 이상의 점수는 67.58점으로 떨어졌다.
50세 이상에서 60점대를 받은 나라는 한국과 터키뿐이었다.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80~90점대를 기록했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가 사는 게 바빠서 주변을 못 챙겼으니 남들도 나를 안 챙겨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 역시 한국(61점)은 28위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았다. 이 가운데 아빠가 함께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3분에 불과했다.
15~19세에 학교를 다니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은 채 별도의 직업훈련도 받지 않고 방치된 비율도 9번째로 높았다.
학업성취도에서 한국 학생들의 순위는 높게 나타났다.
15세 이상의 읽기 능력은 2위, 컴퓨터 기반한 문제해결 능력은 1위였다.
한국 학생들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지만 과도한 경쟁이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비와 사교육비 부담이 높은 한국에서 여유있는 삶을 살기는 힘들다”며 “경쟁에 내몰리다보니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건전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