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를 국내 증시에 상장해도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이 공세를 펼쳤다.

법적 대응에 이어지는 이러한 공세는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는 ‘하나의 롯데’ 전략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은 13일 “호텔롯데를 국내 증시에 상장해 지분을 분산하더라도 일본 롯데홀딩스와 종속관계는 해소되지 않는다”며 “상장 후에도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거쳤는데 신동주 회장을 지원하고 있다.

민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호텔롯데를 7~8차례 기업공개(IPO)를 해도 일본 롯데홀딩스 측의 보유 지분이 30% 수준까지도 떨어지기 어렵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일본 롯데와 종속관계를 해소하고 독립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 후 자사주나 계열사를 동원해 롯데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신동주 회장도 호텔롯데 상장을 적극 찬성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뉴욕증시 상장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 후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민 회장은 신동주 회장이 소송을 제기한 목적이 ‘경영권 회복’이 아니라 부친의 ‘명예회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 회장은 “흔히 경영권 분쟁이라고 하는데 신동주 회장은 비교적 단순하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직과 명예회복, 이에 관계됐던 사람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신동주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권과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본인이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를 쫓아낸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며 “신동주 회장이 장남으로서 아버지를 저렇게 돌아가시게 하면 안 된다고 신동빈 회장에게 여러차례 얘기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신동주 회장 측은 민사소송 외에 별도의 형사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신 회장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조문현 두우 대표변호사는 12일 “신 총괄회장이 지시하면 바로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결심’을 기다리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우선 신동빈 회장의 경영 실패와 부실 책임을 입증할 ‘물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14일에 열리는 광윤사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13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롯데그룹 경영권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 주총은 14일 오전 9시30분께 일본 광윤사 담당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