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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승, 바이오뷰티사업으로 대웅제약의 변신 이뤄낼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10-09 14: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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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승, 바이오뷰티사업으로 대웅제약의 변신 이뤄낼까  
▲ 대웅제약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제36회 세계피부외과학회’에서 자체 개발한 보톡스 ‘나보타’를 설명했다

무병장수와 아름다움은 인간의 욕망이다. 전통적으로 전자는 제약회사들이, 후자는 화장품회사들이 그 욕망을 책임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제약회사들이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을 겨냥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보톡스’가 대표적이다. 물론 화장품회사들도 ‘바이오’로 만들어낸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도 이른바 ‘바이오뷰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의 무병장수 욕망에 아름다움 욕망까지 모두 잡으려고 한다.

윤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대웅제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그다지 만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윤 회장은 보톡스와 필러를 비롯해 의약화장품사업을 넓히면서 대웅제약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 ‘우루사’의 대웅제약, ‘아름다움’에 눈 돌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루사로 유명한 대웅제약이 보톡스와 필러, 의약품 원료의 기능을 살린 기능성 화장품인 '의약화장품(코스메슈티컬)' 등 바이오뷰티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톡스와 필러는 주사요법으로 간편하게 시술해 일상생활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보톡스는 보툴리늄 톡신이라는 독소를 이용해 근육을 마비시켜 결과적으로 부피를 줄여준다. 반면 필러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함몰된 부위에 주입해 되살려 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보톡스 '나보타'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 남미 등 60여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7천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승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납품가격은 미국에서 보톡스 판매가격의 15~20%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윤재승, 바이오뷰티사업으로 대웅제약의 변신 이뤄낼까  
▲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윤재승 회장은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통해 대웅제약에 나보타사업부를 신설했다. 윤 회장은 이를 통해 나보타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의 필러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필러인 ‘다나에’를 추가로 출시해 필러 브랜드를 3개에서 4개로 늘렸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을 상대로 30억 원의 필러 수출실적을 올렸다. 대웅제약은 중국진출을 목표로 중국정부에 필러 판매허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대웅제약은 의약품 원료의 기능을 살린 기능성 화장품인 '의약화장품(코스메슈티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던 세포활성물질 'egf'를 원료로 화장품 개발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그 뒤 의약화장품 브랜드인 '이지듀'를 비롯해 '셀리시스', '에스테메드' 등 업계 최다인 12개 의약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 화장품들을 병원과 약국, 면세점, 온라인의 경로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디엠컴퍼니를 통해 보톡스와 필러, 의약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디엔컴퍼니는 탈모방지 약물과 샴푸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등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엔컴퍼니의 지난해 매출 312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냈다. 디엔컴퍼니는 2020년 매출 4천억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 윤재승이 바이오뷰티사업에 힘쏟는 이유

윤재승 회장은 2002년부터 대웅제약을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현재 중국과 미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 7개국에서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 가운데 해외법인이 가장 많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여전히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256억 원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는 대웅제약의 상반기 매출 3978억 원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윤재승, 바이오뷰티사업으로 대웅제약의 변신 이뤄낼까  
▲ 대웅제약 보톡스 '나보타'.
대웅제약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신약 ‘올로스타’ 수출에도 애를 먹고 있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점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만든 의약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우루사도 수출은 연 20억 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대웅제약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톡스나 필러 등은 올해 상반기에 100억 원 가까운 수출실적을 올렸다.
윤재승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해외사업부문에서 바이오뷰티사업이 가장 돋보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 불경기가 없다

최근 바이오생명공학을 응용한 뷰티사업은 세계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35조원 규모인 세계 의약화장품시장은 일반 스킨케어시장보다 2배 이상 빠른 연평균 15%씩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톡스의 원조기업인 앨러간은 지난해 액타비스에 72조 원이라는 거액에 인수됐다.

앨러간은 지난해 매출 72억 달러(약 8조1천억원)를 올렸다. 앨러간은 최근 5년 동안 매출성장률이 매년 10%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바이오뷰티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

UN에 따르면 세계 60세 이상 인구는 205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에서만 2050년까지 60세 이상의 인구가 약 12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고령화로 아름다움을 더욱 오랫동안 유지하려는 욕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공학을 활용한 바이오뷰티사업은 세계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태 김승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안면미용 시장은 2013년 25억 달러에서 2020년 54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라며 "이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젊은 외모의 유지에 대한 수요증가와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에 따른 소득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대웅제약이 넘어야 할 과제는

윤 회장이 대웅제약의 바이오뷰티사업을 성장의 한축으로 삼으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높은 진입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선진국의 보톡스시장은 2조5천억 원으로 세계 보톡스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윤재승, 바이오뷰티사업으로 대웅제약의 변신 이뤄낼까  
▲ 대웅제약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의약화장품(코스메슈티컬) '이지듀'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선진국은 브랜드를 중시해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어렵다.

보톡스는 미국회사 앨러간이, 필러는 스위스의 바이오회사 갈더마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70% 이상 독점하고 있다.

의약화장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비쉬·아벤느·라로슈포세와 독일의 유세린 등 유럽 브랜드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국내 보톡스와 필러 시장에서 대웅제약은 시장점유율에서 아직 정상권이 아니다.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제약회사들은 최근 속속 바이오뷰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제약품과 동국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이 이미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고 신규로 화장품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약회사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여기에다 화장품회사들까지 의약화장품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의 회사이름을 '에스트라'로 바꾸고 의약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차앤박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했는데 CNP코스메틱스는 아토피 케어 화장품을 추가로 내놓으며 기존 병원 중심 판매에서 면세점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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