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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덕은 왜 하이트진로의 부동산을 팔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5-08 15: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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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부동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문덕 회장이 3월 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주류시장에서 배수의 진을 치며 격전을 예고했는데 하이트진로의 유동성 확보를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박문덕은 왜 하이트진로의 부동산을 팔까  
▲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하이트진로는 400억 원대의 서울 청담동 빌딩과 1천억 원대의 서울 서초동 빌딩의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부동산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이 건물을 모두 처분하면 1400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또 하이트진로 소유의 건물은 청담동 하이트진로빌딩 한 곳만 남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부동산은 유휴부동산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며 “매각금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부채비율은 156.9%로 경쟁사인 OB맥주의 94.6%와 롯데칠성음료의 58.6%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하이트진로의 자금확보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말 하이트진로그룹 오너인 박문덕 회장은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사퇴 이유는 신사업 구상과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들었다.


그러나 업계는 박 회장이 OB맥주에 빼앗긴 1위 자리를 만회하기 위해 자금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주류시장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맥주시장은 OB맥주와 하이트의 양강 구도에 롯데가 최근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이트는 줄곧 1위를 지키다 2011년 말 1위 자리를 OB맥주에 내주고 점유율도 4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또 소주시장에서 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의 처음처럼이 1, 2위를 지키는 가운데 경남 기반 소주 ‘좋은데이’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양쪽에서 만만찮은 도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박 회장이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는 필사즉생의 정신을 임직원들에게 요구한 적이 있는데 올해 주류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회장이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를 사임할 때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류시장 자체가 정체”라며 “박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한 발 물러나 큰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자금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창업주 박경복 회장의 뒤를 이어 2001년부터 경영을 해 왔다. 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전무는 지난해 4월 경영관리실 실장으로 임명됐다가 8개월만인 12월 전무로 승진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 전무는 영국 메트로폴리탄대학을 졸업하고 경영컨설팅 기업인 엔플렛폼에서 기업 인수합병 업무를 전문적으로 해 왔다. 이 때문에 박 전무 중심으로 하이트진로가 신사업 진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부동산 매각은 이를 위한 자금 확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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