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상장된 대표적인 방산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방산비리 악재 속 어렵사리 상장을 마무리 했으나 주가가 공모가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KF-X)사업 무산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 LIG넥스원 주가 3거래일만에 하락
LIG넥스원 주가는 6일 전일보다 0.78% 떨어진 7만6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LIG넥스원 주가는 상장 후 이틀 동안 6.43%, 5.22% 상승했으나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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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 |
LIG넥스원은 상장 수요예측에서 1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인 7만6천 원에 결정됐다. 하지만 일반공모 경쟁률은 4.74대1로 기대에 못 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일반공모 흥행부진이 상장 이후에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LIG넥스원은 상장 첫날 공모가인 7만6천 원을 밑돌았다.
5일 7만66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공모가를 넘어섰으나 이날 다시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LIG넥스원은 당초 9월18일 상장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합수단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방산비리 수사가 진행되며 공모일정이 한차례 늦춰졌다. 이 때문에 기업 이미지가 방산비리로 얼룩졌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LIG넥스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문 방산기업으로서 충분한 역량과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6일 “LIG넥스원은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성장률 17.3%, 영업이익 증가율 32.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LIG넥스원이 수출 잠재력도 풍부하다며 수출이 시작되면 LIG넥스원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목포주가를 12만 원으로 비교적 높게 제시했다.
◆ 한국항공우주, 한국형전투기사업 불확실성 언제 해소되나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6일 전일보다 0.54% 하락한 7만39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장중 한때 4.70%나 하락했고 오후 들어 다소 하락세를 만회했으나 최종적으로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본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사업의 진행이 불투명해지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한국형전투기사업에 20%의 지분으로 참가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사업 참여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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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6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인도네시아당국의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10월 중 인도네시아와 가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계약 내용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인도네시아의 사업 참여 지분은 다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이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4개 이전을 거부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직접 사업추진과정 조사에 착수했고 방사청은 4개 핵심기술에 대해 국산기술을 개발하거나 유럽 등 3국과 기술협약으로 해결하겠다고 해명했다.
공교로운 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한국형전투기 개발이 추진되려면 LIG넥스원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점이다.
4개 기술 가운데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는 LIG넥스원이 지난해부터 국방과학연구원(ADD)과 함께 체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당초 2020~2024년까지 1단계 레이더를 개발하기로 했으나 이를 2017~2021년까지 3년 앞당겨 한국형전투기에 탑재하겠다는 것이 방사청의 계획이다.
그러나 1단계 레이더는 지상타격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지능력을 갖춘 2단계 레이더는 2025년 이후 개발 예정으로 2025년 완성되는 한국형전투기에 적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형전투기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형전투기 사업이 무산되지 않는 한 한국항공우주산업도 국내 유일 항공기 제조사로 지위를 굳힐 가능성이 높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개발기간 및 경제성에 대한 눈높이가 다소 낮아져도 정부는 한국형전투기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형전투기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또 “개발일정이 다소 지연되거나 기술도입 방식이 변경돼도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사업을 배제해도 T-50 수출, 수리온 양산, 기체부품 매출 확대로 2018년까지 주당순이익이 연평균 38%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전년보다 매출의 경우 29.9%, 영업이익은 64.8% 늘어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