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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주가 고공행진, 은행과 IT기업 금융 세대교체 상징인가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5-26 16: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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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냐, 테크핀이냐.’

핀테크의 주체가 금융회사라면 테크핀의 주체는 IT기업이다. 핀테크 사용자가 금융서비스 이용자라면 테크핀 사용자는 플랫폼 사용자다.
 
네이버 카카오 주가 고공행진, 은행과  IT기업 금융 세대교체 상징인가
▲ 5월 들어 26일까지 네이버 주가는 21%, 카카오 주가는 47%에 올랐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를 외친 지 오래지만 테크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의 도전에 직면해있다.

최근의 주가 흐름 역시 이런 변화를 어느 정도는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간편결제서비스를 넘어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전통 금융회사를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만든 ‘네이버통장’을 조만간 선보인다. 네이버통장을 통해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이고 보험, 신용결제, 소액대출, 신용평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한발 빨리 금융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 카카오페이를 내놓으며 전자결제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출범했다. 올해 2월 카카오페이증권을 세운 데 이어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의 금융산업 확대는 기존 금융회사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플랫폼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만큼 파급력도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주거래 은행보다 주거래 플랫폼이 중요한 시대”라고 정리했다.

플랫폼 경쟁력은 테크핀의 핵심인데 카카오톡 이용자는 4300만 명에 이른다. 네이버 역시 3월 기준으로 월 3831만 명의 순이용자 수를 보이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크핀은 IT기업이 주요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미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체 IT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기반으로 한 분석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말 그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5월 들어 26일까지 상승폭이 네이버 21%, 카카오 47%에 이른다. 카카오는 일부 증권사의 목표주가마저 뛰어넘었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으로 대표되는 전통 금융회사의 앞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웠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인 은행은 물론 보험사와 카드사 역시 저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 주가는 3월 폭락한 뒤 회복속도가 다른 업종과 비교해 더딘 편이다. KB금융지주 주가는 5월 들어 26일까지 6.2% 뒷걸음질했다. 신한금융지주 주가 역시 같은 기간 2.8%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4.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골드만삭스 지분 매각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버크셔해서웨이는 3월 말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보유 지분 1200만 주의 84%를 매각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무려 3조 원대 규모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골드만삭스 지분을 매입하면서 주요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버핏 회장이 그동안 선호했던 은행주 비중을 줄이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JP모건체이스 지분도 3%가량 매각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타운홀미팅에서 KB금융그룹의 경쟁자를 묻는 직원의 질문에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IT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말한 미래가 벌써 코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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