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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법승계 결별 선언, 삼성전자 삼성생명 금산분리 속도내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5-08 14: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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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금산분리를 포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승계를 멀리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금산분리를 요구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목소리에 적극 응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편법승계 결별 선언, 삼성전자 삼성생명 금산분리 속도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가 삼성전자와 같은 비금융계열사에 영향력을 낮추는 금산분리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9년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합치면 모두 10%의 지분을 들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물산이 각각 삼성생명 지분 약 20%를 보유해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삼성생명이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점에서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부터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앞세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도 제20대 국회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대부분 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해 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대부분 물려받으면 자동적으로 삼성전자에 지배력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이런 지배구조가 편법적 경영승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편법 경영승계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상황이 바뀌게 될 공산이 크다.

이 부회장은 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내놓으며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하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금산분리 문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논란이 이어졌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대주주로 올라있어 삼성 오너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한 경영승계를 곧 실천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계열사와 관련한 금산분리 문제 해결도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부도 이스라엘의 재벌기업 금산분리 등 지배구조 개선 사례를 예로 들며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를 내놓았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아직 국정농단사태와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사회적 여론과 재판부의 권고를 고려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지분 매각 등 작업이 시작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금산분리 계획을 우선 구체화해 내놓은 뒤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면 증시에 충격을 줄이고 삼성 계열사 주가에 반영된 지배구조 관련된 불확실성도 해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삼성물산 투자부문을 분할해 삼성생명과 합병한 뒤 중간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금산분리를 이뤄낸다면 다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가능한 투명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계열사 또는 외부에 매각하는 일이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그룹 금산분리가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이 나중에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더라도 상속세를 적법하게 납부하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을 피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금산분리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기도 하다. 

민주당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 의결권을 제한해 금산분리 원칙을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뒤 제21대 총선에서 압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총선공약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삼성그룹 금산분리를 강제하는 법안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정치권의 요구에 떠밀리기보다 스스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변화를 결단했다는 점을 증명하려면 삼성그룹 금산분리 작업에 가능한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뒤 보도자료를 내고 "이른 시일에 실제로 지속가능한 삼성그룹 경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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