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원유 재고의 평가손실 탓에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1조1630억 원, 영업손실 1조775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12.6% 줄고 적자전환했다. 적자규모는 시장 추산치(컨센서스) 8318억 원의 2배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와 코로나19, 국제유가 급락 등 3중고가 겹쳤다”며 “회사가 정유사업을 시작한 1962년 이래 최악의 경영환경”이라고 말했다.
정유사업은 1분기 적자 1조6360억 원을 봤다. 1분기 말 국제유가가 급락해 원유 재고의 평가손실만 94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확산 탓에 항공유와 휘발유 등 정유제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낮아지는 마이너스 정제마진의 부정적 영향까지 받았다.
화학사업은 영업손실 898억 원을 냈다.
유가가 급락해 화학제품의 원재료 나프타도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재고 나프타의 평가손실 규모가 수익성 개선 폭보다 컸다.
배터리사업은 영업적자 1049억 원을 냈다. 직전 분기보다 손실이 75억 원 줄었다.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의 배터리공장을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용이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적자를 줄였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어난 데 힘입어 영업이익 270억 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보다 36억 원 늘었다.
윤활유사업은 영업이익 289억 원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재무구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자산은 38조5915억 원, 부채는 22조1665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135.6%로 지난해 말보다 18.5%포인트 올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면서도 “사업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