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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사장. |
효성에 조현준 사장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조현준 사장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효성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조 사장은 아버지 조석래 회장과 함께 배임과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효성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효성 주가는 14일 전일보다 5.36% 하락한 12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효성 주가는 일주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 사장의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효성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고 하반기에도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경영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효성의 목표주가로 20만 원을 제시할 정도로 효성의 경영실적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효성을 이끌고 있는 조 사장의 비자금 의혹이 터지면서 효성은 또 한 차례 위기를 맞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동생 조현상 효성 부사장과 함께 효성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고령인 조석래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효성의 경영권 향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효성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 사장이 효성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조 사장은 효성 지분 11.79%를 보유해 조현상 부사장(지분 11.10%)보다 앞서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조 사장은 IT사업, 스포츠매니지먼트사업 등 효성그룹의 신사업 진출도 앞장서 지휘하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들어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효성ITX,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 개인투자회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IB월드와이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해 연예사업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조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조 사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이번 의혹은 조 사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다.
조 사장은 조석래 회장과 함께 8천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는 21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진행 한 뒤 11월 초 1심 선고를 하는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너 일가에 대한 국민 감정이 좋지 않는 데다 이번에 터진 조 사장 비자금 조성 의혹은 그 방식이 상당히 치명적이어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재판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방송 내용에 따르면 조 사장은 유령직원을 고용해 월급을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보석사업을 하면서 거액의 보석을 개인적으로 가져가는 등 재산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사장이 비록 1심이지만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조 사장의 경영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에 터진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 사실을 떠나 조 사장은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게 된다.
조 사장이 직면한 법적 다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난해 10월 친동생인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조 전 부사장은 조 사장이 회사를 사금고로 이용하고 있다며 조 사장과 계열사 경영진을 배임횡령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건은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에 배당돼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은 이 고발사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조 사장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져있다. 조 사장은 이번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받았다.
조 사장은 15일 열리는 국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과 관련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대기업 오너 가운데 드물게 국감에 소환됐다.
효성은 조 사장이 국감에 출석할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사장이 국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가뜩이나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국회를 무시한다는 비난이 가중될 수 있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는 12일 조 사장의 비자금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내용을 방영했다. 조 사장이 유령직원을 채용해 회사돈을 빼돌리고 보석사업과 아트펀드 등으로 개인적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었다.
효성은 “회사가 일부 업무처리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의혹의 대부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