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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5-01 15: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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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적표를 내놓은 신용카드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은 고민이 깊다. 사상 최악의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1분기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신뢰상실이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선방했다. 그러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기간 서비스가 지연됨에 따라 2분기 실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 KB국민카드 1분기 신용판매액 감소

  울고 싶은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  
▲ 김덕수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1분기 신용판매액은 13조485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6%(869억 원) 감소했다.


신용판매액은 카드업계에서 매출액과 같다. 신용판매액이 줄어들면 순익도 따라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는 올해 국민카드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평가한다.

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1차, 올해 2차로 터진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1만 명 이상의 고객이 피해를 봤다. 지난 3월 말 국민카드 고객수는 1819만 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0만 명이나 줄었다. 신뢰를 잃은 고객들 중 상당수가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로 발길을 돌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 2월부터 오는 15일까지 3개월간 신규 카드발급 영업정지를 당한 여파도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신용판매는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국민카드는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우선 무너진 고객의 신뢰부터 회복하기로 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고객신뢰를 되찾는 데 주력함으로써 새로운 도약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의 새 수장인 김덕수 사장도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3월 취임식에서 “고객정보 절취 사고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며 “고객정보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카드 데이터센터 화재 2분기 걱정


삼성카드는 매출이 크게 늘었다. 삼성카드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민카드와 업계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던 터여서 1분기 성과가 더욱 의미심장하다.


  울고 싶은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  
▲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1분기 신용판매액이 19조83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8%나 증가했다. 삼성카드 신용판매액 증가율은 카드업계 평균(3.5%)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로 고객들이 막대한 불편을 겪은 일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 이 사고로 체크카드, 현금인출, 온라인결제 등 서비스가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이나 중단됐다. 특히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결제가 3일이나 먹통이 됐다.

삼성카드 서비스가 중단된 원인은 삼성SDS와 정보기술 서비스계약을 맺을 때 재해복구시스템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본적 데이터 백업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복구가 늦어졌다. 업계는 대형 카드사인 삼성카드가 기본적 백업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류 삼성’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셈이다.

업계 인사들은 지난 1월 취임한 원 사장에게 직접적 책임을 묻기가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원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이런 시스템 결함을 해결하지 않았다는 점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원 사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26주년 기념행사에서 “최근 카드업계는 성장둔화, 수익감소, 신뢰상실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상의 가치로 삼고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신뢰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신뢰회복 경영을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원 사장의 ‘신뢰회복’ 외침은 무색하게 됐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신용판매액도 지난해 1분기보다 5.7% 오른 27조7440억 원을 달성했다. 신한카드는 삼성카드와 8조 이상의 매출 차이를 보이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롯데카드와 농협카드는 아직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이다. 하지만 국민카드와 같이 영업정지를 당한 상황이라 매출 부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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