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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 기대 품은 심상정, 비례대표 위성정당 출현에 당혹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03-25 16: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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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계기로 정의당 도약을 꿈꿨지만 거대 정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출현에 당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25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정당들이 지지율을 늘려가면서 총선판이 심 대표의 기대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기대 품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32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심상정</a>, 비례대표 위성정당 출현에 당혹
심상정 정의당 대표.

심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의 의석 수를 원내교섭단체(20석)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울 정도로 처음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제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었다.

정의당처럼 지역구 경쟁력과 비교해 정당 지지율이 높은 정당들이 전보다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이를 위해 준연동형 비례제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다른 정당들과 함께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를 거쳐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21대 총선을 코앞에 두고 거대 양당이 각각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사실상의 위성정당을 만들며 정의당이 준연동형 비례제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어렵게 됐다.

먼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출범했고 이에 맞선다는 취지로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졌다. 거대 양당이 각각 비례대표용 정당을 따로 낸 셈이다. 

거대 양당 외에도 다른 비례 전용 정당들도 지지율을 확대해나가고 있어 정의당이 이전 선거 때보다 의석을 늘리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다수 참여한 열린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들어갈 채비를 마쳤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공천관리위원장은 “지지율 상승곡선이 가파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12석에서 15석까지 자신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구에서 코로나19 의료봉사를 하면서 많은 지지를 얻으며 국민의당도 덩달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약진은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전 선거 결과를 보면 정의당은 거대 양당 견제심리에 힘입어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인 측면이 있다. 지역구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을 쩍더라도 정당은 정의당을 선택하는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23일 내놓은 ‘리얼미터 주간집계 2020년 3월3주차’에 따르면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3.7%로 집계됐지만 ‘비레대표 정당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그보다 높은 6%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례정당이 다수 나오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이런 표심들을 독점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하는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척이 지면서 그동안 비례대표 투표에서 정의당을 지지했던 이들의 이탈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후보를 둘러싼 논란으로 정의당의 도덕성에 흠집이 난 것도 부담스럽다.

상징성이 높은 비례대표 1번인 정의당의 류호정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은 ‘대리게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는데 후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의당 지지층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20~30대 연령층이 류 위원장의 대리게임 사실을 큰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정의당 지지율을 깎아 먹고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초 정의당에서 비례대표 6번을 받은 신장식 변호사는 음주·무면허 운전 사실이 드러난 뒤 후보에서 물러난 일도 있었다.

현재 집계된 여론조사들을 보면 정의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국민의당과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정의당이 6%, 국민의당이 6.1%의 비례대표 지지율을 보였다. 열린민주당이 조사에 반영되면 정의당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심 대표는 자신을 포함한 정의당의 지역구 선거도 고민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후보를 낸 지역 가운데 당선에 근접한 곳이 없는 데다 심 대표가 나오는 경기 고양시갑 지역구에서 통합당과 민주당 후보가 모두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어 심 대표의 21대 국회 진입로에 빨간불이 켜졌다.

심 대표는 1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도 정의당에 전략투표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에 각각 20 대 30 정도로 전략투표를 해 주시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대표의 희망과 달리 전략투표를 고민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이전 선거와 달리 다양한 게 사실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YTN의 의뢰로 16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됐다. 조사대상인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4만3347명 가운데 5.8%인 2507명이 응답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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