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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신음했던 저비용항공, 코로나19 길어지면 파산도 현실화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3-1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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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생존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과 코로나19 사태로 재무적 체력이 바닥난 상태인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급과잉을 견디지 못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급과잉 신음했던 저비용항공, 코로나19 길어지면 파산도 현실화
▲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여행 자제움직임에 이어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파산하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시장이 가뜩이나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코로나19라는 돌발사태를 만나 극도로 나빠지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은 현재 9곳의 저비용항공사가 경쟁하는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국토부는 기존 6개의 저비용항공사 외에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과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는 에어로케이, 중장거리 특화 항공사를 내세운 에어프레미아 등 3곳에 면허를 내줬다.

이 가운데 플라이강원은 이미 취항을 마쳤고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도 상반기에 항공운항증명을 받아 취항준비를 끝내게 된다.
 
저비용항공사 9개 기업이 경쟁하는 것은 항공회사가 발달한 미국(인구 3억2천만 명)과 같은 수치다. 한국보다 인구가 월등히 많은 중국(인구 14억1천만 명)도 6개의 저비용항공사를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신생 저비용항공사의 시장진입과 관련해 공급과잉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코로나19라는 돌발사태를 맞아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상반기 여객 수가 지난해 대비 65% 이상 줄면서 국제선에서만 최소 매출 피해 5조 원대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공급과잉인 저비용항공시장을 볼 때 코로나19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일본여행 자제 여파로 재무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업은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에서는 2020년 2월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398만9천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6.6% 감소했고 3월 항공여객 예약률도 6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공사별로 2월 여객수송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47%, 진에어는 63%, 티웨이항공은 50%, 에어부산은 66%, 이스타항공은 64% 줄었다.

여기에 세계 절반에 이르는 국가에서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3월 들어 항공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해 무급휴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항공기 리스료와 공항시설 이용료 등 고정비용이 한 달 평균 100억~2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항공업계의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항공사들마다 기재 가동률이 급락해 고정비를 만회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현금성 자산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어 유동성 위기도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몇몇 저비용항공사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2개월 안에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사태에 비춰볼 때 감염병의 확산속도가 둔화되는 시점부터 2~3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수요가 회복됐다”며 “코로나19의 확산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항공업계가 존폐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행기를 계류장에 세워두는 비용인 주기료나 착륙할 때 발생하는 착륙료 등 공항이용료를 면제해주고 관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등을 면제해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휴 항공기는 늘어가는데 항공기를 세워둘 때 발생하는 주기료는 변동이 없어 저비용항공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관세 등 세금분야에서도 정부의 파격적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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