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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부진으로 신음하는 보험사들, 금융지주는 왜 눈독 들일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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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업황 악화로 앓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매물로 나오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금융지주들이 보험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왜 성장세가 둔화한 보험사에 계속 관심을 보일까.
 
순이익 부진으로 신음하는 보험사들, 금융지주는 왜 눈독 들일까
▲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주인이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바뀌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푸르데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가 참가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무려 8년 만에 인수합병 시계를 다시 돌리며 더케이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생명보험사들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률 악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급등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5개 손해보험사의 순이익 감소폭은 10~40%에 이르렀다.

생명보험사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41%, 업계 2위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87%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금융지주들이 보험사를 탐내는 이유는 은행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제 정체에 대비해 비은행 강화가 필수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나마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비은행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 사이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KB증권)을 인수했고 신한금융지주도 2018년에만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지난해 두 금융지주의 비은행 비중은 신한금융지주가 34.0%, KB금융지주가 30.8%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비중은 21.9%에 그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여전히 은행 중심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험사들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해도 금융지주 아래 있는 보험사들이 여전히 제몫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2년 연속 순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KB금융지주에 꾸준히 순이익을 안겨주는 효자 자회사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2715억 원에 이른다. 지분율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1606억 원이 신한금융지주 실적에 반영됐다.

중소 보험사가 꾸준히 매물로 나오고 외국계 보험사가 하나둘 한국을 떠나는 등 보험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역시 금융지주들이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매물로 나올 보험사들이 몇몇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인수합병 등이 이뤄지면서 보험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며 “규모가 크고 경쟁력을 갖춘 상위 보험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대형 금융지주들이 이 기회에 대형보험사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를 인수하면 금융지주 울타리 안에서 시너지도 낼 수 있다. 특히 앞으로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를 비롯해 디지털금융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지주가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다. 방카슈랑스 등 계열사와 사업적 시너지는 물론 해외에 함께 진출할 수 있다.

보험시장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변화할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 시장이라는 점 역시 매력으로 꼽힌다.

김정태 회장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인구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와 맞물린 선진국형 시장구조로의 변화로 앞으로 손해보험시장은 지속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치관과 기술의 급변으로 금융의 경계가 사라지고 여행, 배달, 유통 등 일상생활 보장을 향한 수요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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