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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석래 조현준 재판 부담 짊어지고 화려한 비행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8-06 1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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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 조석래 조현준 재판 부담 짊어지고 화려한 비행  
▲ 조현준 효성 사장.(왼쪽)

효성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적과 주가 모두 화려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효성은 주력사업인 섬유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영실적을 견인하고 있고 미래사업으로 육성하는 산업자재사업도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효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이 탈세와 배임, 횡령혐의로 받고 있는 재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언제든지 효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 효성 어닝서프라이즈 실적과 주가

효성 주가는 6일 전일 대비해 3.18% 오른 14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효성 주가는 2분기 실적호조와 하반기 실적성장의 기대에 힘을 받고 있다.

효성은 올해 2분기 사상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효성은 2분기 매출 3조2141억 원, 영업이익 255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30.9% 급증했다.

효성은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수익을 냈다. 주력사업인 섬유부문에서 11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체 영업이익의 46.9%를 차지했고 산업자재부문과 중공업부문에서 각각 335억 원, 32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무역부문과 화학부문도 291억 원, 2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실적을 떠받쳤고 건설부문도 1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효성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좋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10% 가량 웃돈 것”이라며 “복합화학업체로서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낸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효성의 3분기 경영실적 전망도 밝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3분기 영업이익이 계절적 수요감소로 2분기보다 줄겠지만 고수익을 이어가 지난해보다 5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효성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섬유와 화학부분 증설이 하반기부터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효성 주가도 2분기에 큰 폭으로 올랐다. 효성 주가는 3월 말 8만6900원이었는데 6월 말 14만4천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3개월 동안 주가상승폭이 65.7%에 이른다.

효성은 이 기간에 시가총액도 80위(3조517억 원)에서 56위(5조569억 원)로 뛰어올랐다.

  효성, 조석래 조현준 재판 부담 짊어지고 화려한 비행  
▲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 효성 미래 먹거리 어디까지 왔나


효성이 2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낸 최대공신은 섬유부문이다. 효성 섬유부문은 2분기 무려 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 고부가가치 섬유소재인 스판덱스가 자리잡고 있다. 스판덱스는 폴리우레탄이 주성분인 기능성 섬유로 일반섬유보다 3배 이상 늘어나며 복원력도 우수하다.

효성은 1992년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뒤 ‘크레오라’라는 자체 브랜드로 세계시장에 뛰어들었다. 효성은 적극적 투자로 생산량을 늘려 세계 스판덱스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2010년부터 1위를 지키고 있다.

효성은 스판덱스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베트남에 1만 톤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중국에 1만 톤, 베트남에 1만5천 톤 규모의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29만 톤으로 늘리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4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효성은 스판덱스 제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효성은 8월 초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수영복 섬유 전시회인 파리 모드 시티에서 수영복 특화제품인 크레오라 하이클로를 선보였다. 표백제인 염소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 제품이다. 효성은 상반기 신축성과 활동성, 착용감에 중점을 둔 기저귀용 제품인 크레오라 컴포트도 내놓았다.

조현준 사장은 “스판덱스 투자로 공급확대와 신제품 개발 모두 역량을 쏟아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을 지금 먹여살리는 소재가 스판덱스라면 미래먹거리는 탄소섬유다. 효성은 탄소섬유 제품인 ‘탄섬’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탄소섬유는 탄소를 92% 이상 포함한 섬유로 무게는 철의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다. 효성은 2011년 탄소섬유를 자체 개발해 2013년부터 탄섬이라는 이름으로 상업생산하고 있다.

효성의 탄섬이 적용된 자동차가 올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최대 복합재료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효성의 탄소섬유사업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탄소섬유시장은 현재 20억 달러 규모이지만 2030년 1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은 2020년 1만4천 톤 규모의 탄섬 생산능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의 1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효성은 지난해 문을 연 전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탄소섬유산업을 키워가려고 한다.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미래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탄소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에서 스판덱스는 섬유PG장인 조현준 사장이, 탄소섬유는 산업자재PG장인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조 사장은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이고 조 부사장은 삼남이다. 이들 사업의 미래가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효성, 조석래 조현준 재판 부담 짊어지고 화려한 비행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 조석래 재판,  효성 폭풍전야


그러나 효성의 앞날이 장밋빛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은 탈세와 배임,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03~2008년 분식회계를 통해 차명재산을 운영하고 비자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8천억 원 규모의 탈세와 배임,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월 불구속기소됐다.

이 사건은 올해 81세인 조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는 데다 중간에 재판부가 교체되는 등 재판일정이 지연돼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재판을 받은 오너들이 이미 1심 결과가 모두 나온 데 비하면 효성의 재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시행할 것이 유력해 보이는 광복절 기업인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 사면이 이뤄져 총수가 경영에 복귀하길 기대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효성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효성의 어려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주최한 오찬간담회가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간담회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적극 지원을 당부하고 경제활성화 정책에 동참할 것을 당부하는 자리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내로라하는 재계 총수들이 모였다.

하지만 대기업 3곳은 수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SK그룹, 효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병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했고 SK그룹은 옥중에 있는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참석했다.

효성그룹은 조 회장과 조 사장을 대신해 조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참석했다. 재계 인사 가운데 나이도 가장 어렸고 직급도 부사장으로 가장 낮았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통령과 정부가 바뀔 때 기업인들을 정치권과 연계해 단죄하는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전경련 회장을 지냈던 조 회장에 대한 재판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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