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 후보군이 공개됐지만 본인의 요청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명을 둘러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KT가 이름을 공개한 8명의 후보가 모두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인 만큼 비공개 1인도 이름이 거명됐던 후보일 가능성이 높다.
김대유 KT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은 후보명단 공개를 앞두고 언론과 전화인터뷰에서 “언론이 예상하던 후보 외에 ‘깜짝 후보’가 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T 회장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 가운데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은
오성목 KT네트워크 부문장 사장,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다. 두 사람 모두 상당히 유력한 후보로 거명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말도 온다. 그동안 이름이 거명됐다면 굳이 비공개를 요청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성목 사장은
황창규 회장의 후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줄곧 유력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특히 KT 내부 사람이기도 한 만큼 회장후보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다.
정동채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고 열린우리당 소속 3선 의원까지 했던 것을 살피면 후보에 올랐다고 해도 이름의 공개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KT 회장을 위해 뛰고 있음을 직접 인정하기도 했다는 점을 살피면 후보에 오른 상황에서 굳이 공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정 전 장관과 오 사장은 애초부터 지배구조위원회의 명단에서 제외됐을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 모두 KT 회장에 오르기에는 ‘약점’도 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사회적 파장이 컸던 KT 아현지사 화재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정 전 장관은 KT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회장 자격 가운데 ‘기업경영 경험’이라는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물론 기업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는 이번에 명단에 오른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KT의 사업과 관련이 깊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반면 정 전 장관은 문화관광부에서 장관을 했다.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비공개 인물’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도 한쪽에서 나온다. 윤 전 차관은 그동안 KT 회장 후보 하마평에 전혀 오르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다.
윤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을 지냈으며 차관에서 물러난 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전 차관은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 일하다가 민영화 이후 KT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KT맨’이기도 하다.
기업경영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지적됐던 노 전 장관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위원회가 후보의 폭을 넓혀 정치권 인사를 추가로 포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정치권 인물이 포함됐다면 ‘낙하산 논란’ 등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비공개를 요청했을 수 있다. 실제로 정 전 장관이 KT 회장에 출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자유한국당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며 현 정권을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회장후보와 관련해 공개된 것 이외에 따로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